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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도로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침수된 주택에서 나온 가재도구 등을 옮기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20일 광주시·전남도와 소방당국,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내린 누적 강수량은 광양 백운산 602.5㎜, 담양 봉산 540.5㎜, 광주 527.2㎜, 구례 성삼재 516.5㎜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광주는 17일 하루에만 426.4㎜의 폭우가 쏟아져 1939년 기상 관측 이후 하루 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939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최고 일 강수량(종전 1989년 7월25일·335.6㎜)이자, 평년 7월 한 달 강수량(294.2㎜)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17일 오전 10시에 발효됐던 호우특보는 이날 오후 10시에 모두 해제됐다.
이번 폭우는 광주·전남 전역에 복합적인 피해를 안겼다. 17일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에서는 80대 노인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같은 날 금곡동 인근 밭에 나갔다가 연락이 두절됐던 70대는 20일 오후 2시 40분 광주호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재 북부경찰은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19일 전남 순천 오천동 순천만국가정원 인근에서도 급류에 휩쓸린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광주에서만 도로 침수 447건, 도로 파손 260건, 건물침수 263건, 차량침수 124건, 사면 붕괴 62건, 나무 전도 54건, 기타 피해 101건 등 총 131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민 145명은 침수된 건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광산구와 북구를 중심으로 383명이 인근 학교나 문화센터로 대피했다.
이번 폭우 기간 중 광주 지역 피해액은 570억원 대로 추산된다.
자치구별 피해액은 북구 140억원, 광산구 130억원, 서구·동구·남구 100억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남은 이번 수해로 공공·사유재산을 통틀어 337억원대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도내 공공시설물 별 피해는 도로 13건, 하천 211건, 저수지 등 수리시설 63건, 문화재 4건 등 모두 297건이다. 피해액만 227억2600만원에 이른다.
사면이 유실되거나 포장이 부서진 도로 피해 13건은 일단 응급 복구는 마쳤다. 나주·담양·곡성 등 곳곳에서 하천 제방 유실도 211건 발생, 145억여원 피해가 났다. 전날부터 응급 복구가 한창이다.
저수지, 양·배수장, 용배수로 등 수리시설 피해도 12억원대에 이른다.
보성에서는 산사태로 산림 1.53㏊가 유실됐고, 나주·함평 임도(산림관리용 도로)도 0.8㎞ 등이 파손됐다. 현재는 임시 복구만 마친 상황이다.
문화재 부대시설 4곳도 수해를 입었다. 특히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보성 안규홍·박제현 가옥’은 안채 뒤쪽 축대 흙이 무너져 내려 임시 복구한 상태다. 조계산 송광사·선암사 일원은 진입로 일부 구간의 토사가 유실됐다.
담양·영광에서 상수도 단수 피해 3건이 발생했으나 복구됐다. 주요 체육시설 3곳도 침수됐으나 현재는 물이 빠졌다.
전남도내 주택, 농·축·수산 분야 사유재산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109억9200만원으로 잠정 추산됐다.
폭우 기간 중 도내 주택 2채가 반파됐고 572채가 침수됐다. 상가 점포 10동도 물에 잠겼다.
도내 농경지 7518㏊도 물에 잠겼다. 벼 6486㏊, 원예 시설 263㏊, 과수농가 115㏊, 논콩 등 654㏊ 등지에서 피해가 났다. 수해에 휩쓸려 간 농경지도 22㏊에 이른다.
축산 농가 18곳에서 가축 23만1000마리도 폐사했다. 오리가 12만 마리로 가장 피해가 컸다. 이어 닭 11만1000마리, 돼지 500마리 등이 수해 기간 중 폐사했다. 꿀벌 15군도 죽었다. 피해액은 57억원으로 추산된다.
수산 양식 분야에서는 1억2900여만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 뱀장어 등 어종 5종·34만5000마리와 우렁이, 김 종자 등을 수해로 잃었다. 선박 3척도 침수 또는 유실됐다.
이 밖에 조경수, 호두표고 버섯, 두릅 등 임산물 2㏊도 수해를 입었다.
시·도는 우선 실종자 인명 수색, 시설물 피해 응급복구 작업에 행정력을 총동원한다. 뒤늦게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수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피해 집계에 나선다.
복구 과정에서 자세한 추가 피해가 확인되면 피해액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상청은 본격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현재 해남과 완도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으며, 당분간 광주·전남 전역에서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온열질환과 식중독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