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어긋나는 예보…기상청, 책임감 느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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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어긋나는 예보…기상청, 책임감 느껴야

임영진 사회교육부 차장

‘올해 광주·전남 장마는 12일 만에 끝났다’, ‘평년에 비해 23일 이르고,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빠른 장마 종료시점이다’

이는 기상청이 지난 3일 발표한 내용이다. 이상기후 현상, 장마전선 다변화 등을 이유로 2009년부터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을 밝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소식이었다.

그러면서 기상청은 당분간 북태평양 고기압 여파로 고온다습하고, 무더위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곧바로 산산조각 났다.

광주기상청은 10일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오르는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지만 불과 사흘 뒤인 13~15일 최고 130㎜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시간당 10~30㎜ 안팎의 폭우에 전남소방본부는 나무 쓰러짐 등 피해 17건을 조치했다.

산사태 위기로 전남에서 32세대, 37명이 임시 대피했고, 여수공항에선 항공기 3대(출발 기준)가 결항했다.

기상 예보는 또다시 어긋났다.

17일 광주기상청은 18일 예상 강수량으로 20~80㎜를 예보했다. 전남북부서해안은 10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오전 10시20분 광주와 전남 나주·담양에 호우경보를 발효했지만 예상 강수량은 수정하지 않았다. 이날 광주에는 426.4㎜의 비가 내렸다. 예상 강수량 20~80㎜에 비해 5배가 넘는 양이다.

기상청의 역대급 오보에 극한 호우를 미처 대비하지 못한 광주·전남 전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인명·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뒤늦게 기상청은 이번 폭우는 북부지방에 형성된 구름대가 빠르게 남하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모든 피해는 지역민이 감수해야 했다.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기상정보가 어긋나면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기상청은 이번 일을 계기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선제적이고 정확한 기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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