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값이 300만원?…차라리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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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키오스크 값이 300만원?…차라리 안 쓴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화 한 달]
식당·카페 등 100인 이하 50㎡ 이상 매장 적용
과태료 최대 3000만원…"현실성 너무 떨어져"

장애인과 고령자 등 정보 취약계층의 이용 편의를 위해 도입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화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소상공인들은 ‘수백만 원짜리 의무’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보다 2~3배 비싼 고가의 기기를 새로 구입하거나 교체해야 하는 비용이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 1월28일부터 근로자 100인 미만, 바닥면적 50㎡(15평) 이상 사업장은 키오스크나 테이블오더기, 자동출입인증기 등을 설치할 경우 배리어프리 기능을 갖춘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장애인과 고령자, 휠체어 이용자, 시각·청각장애인 등 정보 취약계층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인 정보단말기다. 다만 가격이 일반 키오스크보다 2~3배가량 비싼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 위축과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불만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남모씨(56)는 오는 4월 매장 확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동명동 상권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지만 예상치 못한 비용이 추가됐다.

남씨는 “의자와 테이블 같은 집기류를 새로 들이고 실내 인테리어 공사까지 진행하고 있는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는 전혀 몰랐다”며 “기기 가격만 200만~300만원 수준이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제도 자체를 알지 못한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광주 북구 용봉동의 한 카페 사장은 “혼자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키오스크 도입도 고민했지만 유지비가 부담돼 직접 주문을 받고 있다”며 “매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설치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본사 차원의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점주들이 과태료 부담을 걱정하며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충장로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본사에서 관련 안내가 없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난해 200만원을 들여 키오스크를 추가 설치했는데 얼마 쓰지도 못하고 교체해야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고객이 자주 오는 것도 아닌데 매출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체 비용까지 점주가 모두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키오스크 업체 역시 현장의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책 시행 이후 제품 안내를 위해 매장을 방문해도 제도를 모르거나 차라리 키오스크를 없애겠다고 말하는 업주들이 많다”며 “전화나 온라인 문의도 있지만 가격을 듣고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제도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소상공인 키오스크 활용 현황 및 정책발굴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5.6%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 제도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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