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살기 좋은 환경을 위하여

강 경 호
시와사람 발행인

2017년 06월 22일(목) 17:22
태평양에 섬이 떠다닌다고 한다. 지도에도 없는 섬이다. 자세히 보니 나무 한 그루 없는 이 무인도는 쓰레기가 뭉친 다국적 섬이다. 섬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인데 일본어가 적힌 병이나 비닐 등이 가장 많았고 영어, 중국어 심지어는 한글이 적힌 쓰레기도 있다고 한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유년시절 고향 바닷가에서 어쩌다 중국어가 적힌 빈 병이 고향 바닷가에서 발견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중국에서 우리나라까지 건너온 빈 병이 신기하고 대견했다. 멀고 먼 서해바다를 작은 병 하나가 거센 파도를 이겨내고 우리나라까지 온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어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흘러온 쓰레기까지 발견되고 있다. 그것도 한두 개쯤이 아니라 귀찮을 정도로 우리나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쓰레기가 인접국은 물론 미국 가까운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니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년시절에 이웃나라에서 흘러온 빈 병 하나쯤이야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바다와 섬이 온통 어디선가 흘러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함께 우리 모두가 깊은 성찰이 요구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할 때이다.

농경사회에서는 쓰레기가 거의 없었다. 벼를 추수하면 볏짚은 이엉을 엮어 지붕을 덮었다. 또한 소의 여물이나 연료로 사용했다. 농업부산물은 가축들에게 먹이거나 퇴비로 활용했다. 하지만 산업사회에 들어와 소비가 촉진돼 온갖 가공품이 생산돼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게 됐다. 특히 일회용품 사용이 많아져 쓰레기가 넘쳐난다. 함부로 물자를 사용하고 근검절약에 대한 생각이 둔화된 까닭에 지천에 쓰레기가 넘치는 시대가 됐다. 무엇보다도 산업사회로 전환, 소비중심으로 생활패턴이 변화된 것이 쓰레기 양산의 가장 큰 이유이다.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산자수려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금수강산은 오늘날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지뿐만 아니라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이면 쓰레기가 쌓여있어 큰 비라도 올라치면 하천에는 별의별 쓰레기가 강물에 휩쓸려와 그것들을 치우는데 국고가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바다도 마찬가지이다. 조업하다가 아무렇게 버린 폐그물이나 어구들이 바닷속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그물을 걷어 올리면 물고기 대신 어부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그물에 걸려 올라오기 일쑤이다. 그래서 뜻있는 환경단체나 지자체에서 잠수부들을 동원해 바닷속에 들어가 쓰레기를 치우지만 역부족이다. 휴가철 해수욕장도 마찬가지여서 밤새 먹고 마시고 버린 술병이나 오물들이 백사장에 뒹군다.

이렇듯 쓰레기가 넘쳐나는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은 이제 쓰레기매립장 문제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지역이기주의는 쓰레기매립장 신설을 반대하며 물러설 때까지 피켓시위를 행사한다. 소각장마저 포화상태이며 소각장 건설에도 많은 돈이 들어간다.

오래 전부터 가정에서 쓰레기배출을 해오고 있다.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것마저 잘 지켜지지 않는다. 밤에 몰래 쓰레기를 투기하거나 분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학교에서부터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과 분리수거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쓰레기를 줄이거나 분리수거는 당연한 의무이다. 조금 불편한 일이지만, 하나의 권리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여전히 쓰레기를 혼합해 쓰레기 봉투에 담는 사람들이 많다. 플라스틱, 비닐, 금속, 병, 종이 등으로 분리하게 되면 재활용할 수 있어 이익이 된다.

나는 지난해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시골에다 대지를 샀다. 그 땅은 지대가 낮아 전주인이 매립했다고 한다. 축대를 쌓기 위해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는데 온통 쓰레기투성이다. 플라스틱, 시멘트 벽돌은 물론 건축자재와 현수막, 옷까지 묻혀있다. 내가 그 위에 집을 짓는다면 나는 쓰레기 위에서 사는 셈이 될 것이다. 건강에도 좋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다. 나는 땅을 파헤쳐 쓰레기들을 모두 발굴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함부로 쓰레기를 매립한 전주인이 야속하고 한심하게 여겨졌다.

우리의 자연환경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생명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는 인간도 살 수가 없다. 조금 귀찮고, 조금 돈을 아끼기 위해 몰래 쓰레기를 배출하는 일은 우리 스스로를 죽이는 일임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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