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산책]광주시립사진전시관, 세상을 향한 청년들의 메시지를 담다. 김희랑 광주시립미술관 분관장
광남일보@gwangnam.co.kr |
| 2017년 08월 17일(목) 1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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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랑 광주시립미술관 분관장 |
마침, 광주시립사진전시관에서는 묘목에서 이제 자신만의 줄기와 잎을 갖춰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기 위해 한참 성장해가는 나무와 같은 청년사진가들의 전시가 한창이다. 전시 타이틀은 ‘청년의 서(書)’, 전시명이 보여주듯이 김명우, 문선희, 박세희, 이세현, 인춘교, 조현택 등여섯 명의 청년작가들이 현 시대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과 메시지를 담아냈다. 아직은 제 모습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또한 현 시대 상황이 좋지 않아 어쩌면 비탈진 곳에 서 있는 것같이 불안정한 청년사진가들이지만,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과 발언은 그 누구보다 확고하고 순수함을 지녔다.
김명우는 요즘 젊은 세대 누구나 열광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허무와 허상을 보여주며, 문선희는 ‘묻다(Burial)’ 시리즈를 통해 2011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의 해결방안으로 시작된 수 백 만 마리 가축과 가금류의 살처분에 대한 인간의 양심을 묻는 메시지를 던진다. 박세희는 저장되기 직전의 현재를 규정되지 않은 공간이자 이동해 나갈 세계와의 연결지점으로서 세계를 보는 창을 제시한다. 이세현은 허공에 던진 돌과 풍경을 오버랩 시켜 자아와 타자, 자연과 문명, 찰라와 영원의 팽팽한 긴장 구조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추상을 가시화시킨다. 인춘교는 어린 시절의 지표 같은 시커먼 동상이나 남겨진 폐교의 흔적을 쫓아 시간여행과 같은 폐교 작품 시리즈를 통해 남겨지는 것들 혹은 사라져 가는 가치들에 대한 아쉬움을 보여주며, 조현택은 자신의 체험담을 통해 사회로의 출구가 막혀버린 요즘 청년들의 서글픈 현실을 담아낸다.
흔히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시기를 청년시절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다수의 청춘들은 스펙 쌓기와 취업걱정,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들이 얼마나 빛나는 존재인지 인식할 겨를도 없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간다. 그러나 그 누구도 청춘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 빛나는 순수의 정신성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등 삶에 관한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안고 산다. 더군다나 난해한 현대미술의 틈바구니 속에서 청년작가들의 고민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작업을 해야 하나?’ 등등 수많은 질문과 고민들, 그리고 자신과 사회에 대한 다양한 문제의식들은 청년작가들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전시 ‘청년의 서(書)’는 우리시대 청춘들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자신 혹은 타인이나 세상에 대한 질문과 각자의 발언을 들어보는 자리이다. 그것은 자조적인 독백일 수도 있고, 불편한 진실이나 세상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고, 혹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 광주시립사진전시관은 운암동 문화예술회관 내에 위치해 있다. 이번 주에는 광주시립사진전시관을 방문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나아가는 청년 사진작가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고 그들을 응원해 주시길 권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