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9월 예술이 손을 내미는 시간

[문화산책] 9월 예술이 손을 내미는 시간
한희원 서양화가

광남일보@gwangnam.co.kr
2017년 08월 31일(목) 17:40
9월, 얼마나 가슴 설레는 단어인지.

무던히도 무더웠던 여름이었다. 한 동안 긴 가뭄이 계속되면서 대지는 갈라지고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깊었는데 얼마 전에는 홍수가 심해 어느 지역은 수해로 고통을 겪었다. 변덕스러운 날씨만큼이나 우리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면에서도 변화가 심했다. 미국과 북한의 연일 계속되는 시소게임에 국민들은 불안하다. 사드 문제로 불편해진 중국과 관계도 회복해야 하고, 일본과의 갈등도 해결해야 하니 국민들이 믿고 신뢰할 곳은 정부 밖에 없다. 다행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국제 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있고, 경제나 문화면에서도 시일이 걸리겠지만 점차 안정을 찾게 되리라 믿는다.

오랫동안 나라가 안정되지 못하다보니 여러 곳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특히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고충이 심했다. 이런저런 문제들로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하니 그림이나 음악, 시 등이 가슴속으로 들어올 리가 없다. 그런 면에서 멀어져 갔던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계절이 가을이다. 무더운 여름 기운이 지나고 스산한 바람이 불면 잃어버렸던 감성이 찾아올 것이다.

시인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시인을 추모하는 열기가 뜨겁다는 좋은 소식이 전해온다. 그렇지만 궂긴 소식도 들려온다. ‘제비꽃’과 ‘나뭇잎 사이로’의 포크계의 대부인 노래하는 음유시인 조동진이 투병생활 끝에 우리 곁을 떠났다는 소식이다. 안타깝지만 윤동주와 조동진이 우리 곁에 없어도 그들이 남긴 시와 노래는 영원하다.

가을의 광주는 예술의 도시답게 굵직한 문화행사가 즐비하다. 영화 ‘택시 운전사’가 천만관객을 넘어섰다. 오랫동안 5월 광주의 진실을 타 지역에 알리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는데 영화 한편으로 광주의 역사를 알리게 됐다. 문화의 힘이다. 30년이 훌쩍 지난 시간에 수많은 증언과 진실 규명을 통해서도 움직이지 않던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감정이 움직인 것이다. 영화를 상영하면서 국민들의 호응을 얻으니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발포명령을 포함한 진실규명에도 큰 힘을 얻게 됐다.

9월의 광주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찾아가서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가 즐비하다.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9월8일부터 10월 23일 까지 46일간 ‘미래들’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시립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특별전인 ‘한국 디자인, 혁신가로 거듭나다!’전을 신세계 백화점 1층 갤러리에서 여는 것을 시작으로, 9월1일부터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4차 산업기술(인공지능·로봇·인터랙티브)과 미디어 아트를 결합한 ‘4차 미디어 아트’전을 오픈한다. 2017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오는 9월7일 국내외 언론사 초청 프레스 오픈에 이어 오후 6시30분부터는 개막식을 열고 46일간의 전시에 들어간다.

2017년 9월28일부터 10월1일까지는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광주 국제 아트페어가 개최된다. ‘아트:광주 17’은 본 전시와 기획전, 특별전, 부대행사 미술장터를 보여준다. 지역 갤러리 10곳, 서울 외 기타 지역 41곳, 해외 갤러리 18곳이 참여하고 개인 작가들의 부스도 136명이 참가하니 다채로운 그림을 볼 수 있다. 이런 대규모의 전시회를 통해 광주에서 순수예술과 국제적인 디자인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것이다.

광주 곳곳의 공연장이나 전시장,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도 많은 축제 형식의 문화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시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풍성한 가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살다 보면 인간다운 감성과 정서를 잃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가을에는 감성을 충족시켜줄 예술과 만나보기를 권한다. 예술이 내민 손을 잡을 때 비로소 감동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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