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 촛불민심은 지금도 적폐청산·개헌을 주시한다

위인백 사)한국인권교육원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17년 11월 27일(월) 19:47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탄핵으로 이끈 광장의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도 반년이 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많은 사건의 연속선상에서 숨 가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시대적 과업인 적폐청산과 개헌을 주시해야 한다.

인류사에 기록될 위대한 촛불집회는 국정 농단에 대한 허탈감과 부끄러움으로부터 참여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정치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정치적 자각의 확산과 권리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주권자로서 주체의식을 갖게 했다.

또한 우리 국민은 촛불집회를 통해 직접 민주주의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체험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8월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국민은 주권자로서 평소 정치를 구경만 하고 있다가 선거 때 한 표 행사하는 간접민주주의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며 직접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한바 있다.

따라서 광장의 촛불혁명은 지난날의 일이 아니라 아직도 진행 중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 비정상의 기득권구조를 청산하고 선거제도의 개혁과 낡은 사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 아직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 줬다고 놀라움과 찬사를 표시했으며, 우리가 헌법상 보장된 권리와 절차에 따라 대통령탄핵과 정권교체를 이끌어 냄으로써 전혀 피를 보지 않고 혁명적 결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명예혁명에 견주기도 함으로써 우리 국민은 이에 대한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1500만이 넘는 촛불의 기적은 민주주의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광장민주주의가 아직 현장민주주의에 도달하지 못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촛불에 참여했던 수많은 시민의 바람은 단순한 박근혜의 물리적 퇴진을 넘어서 보다 근본적인 우리 사회의 변화였다.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 없이는 미완의 촛불혁명에 불과할 수 있음을 상기해야 된다.

우리는 광장에서 위대한 민주적 혁명을 이뤘지만, 정작 실제 삶이 영위되는 현장에서는 아직도 지극히 비민주적인 일상들을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비정상의 적폐를 청산하지 못하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의 개혁 없이는 미완의 촛불혁명이 될 것이다. 촛불혁명의 완성은 시대정신에 맞는 개헌에 있다.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은 대다수의 국민들로부터 70%내외를 오르내린 지지를 받고 있지만, 개헌문제에 대해선 정치적인 이해타산이 작용하면서 회의적인 의문이 내제되어 있다.

먼저 문재인정부의 국민지지도가 오히려 문제일 수 있다. 대통령이 바뀌니 현행헌법으로도 문제가 없지 않느냐 하는 일부의 견해가 있지만 권력은 바뀌기 마련이므로 여기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또한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정당정치에서 정치권중심으로 개헌이 진행되면서 야당의 합종연횡으로 이미 개헌저지선을 넘어서 버림으로써 이들이 국민을 위한 개헌을 할 것이냐이다.

국회는 지난 17대부터 국민의 여망인 개헌을 논의해 왔지만 오늘에 이르도록 지지부진하더니 며칠 전엔 국민안전과 직결된 중증외상센터 예산은 삭감하고 의원보좌관은 7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법안은 통과시킴을 미뤄보건 데 정작 그들이 국민을 위한 개헌을 할 것이냐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이 나서지 않으면 개헌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용광로처럼 분출했던 촛불민심은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을 뿐이지 정치권이 국민의 뜻을 배반하고 당리당략에 따라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권은 또다시 군주민수(君舟民水)와 같은 촛불혁명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오각성 하여 진정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한 개헌에 매진해야 한다.

촛불은 그 추운 엄동설한 광장에서 주권재민의 민주정신을 십분 발휘했듯이 정치권을 철저히 감시하고 촉구해 위대한 촛불혁명을 완성할 시대정신에 맞는 개헌을 통해 지속가능한 새로운 공화국을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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