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 역사와 시대정신외면한 자 반드시 심판하자 위인백 광주시 5·18교육관장
광남일보@gwangnam.co.kr |
2018년 01월 22일(월) 19:20 |
역사는 보수의 성장위주정책과 진보의 균형·분배정책으로 대별되어 발전해 왔다. 건전한 보수의 필요성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으므로 전체 보수를 비난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국민은 권력을 남용하여 국정을 농단하고 구속된 전직 대통령에 이어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이 누군가의 골목성명서를 연상케 한 부패한 보수정권의 면면을 보면서 공분한 것이다.
우리는 다스의 소유주가 누군가의 문제뿐 아니라 BBK와 4대강사업, 자원외교, 국정원 특수 활동비상납 등 수많은 의혹을 가지면서 그로인한 헌정질서파괴와 국민의 폐해를 말하고 있다.
그동안 권력에 의해 묻혀오던 비리가 시대정신에 따른 적폐청산으로 측근들로부터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씩 밝혀지며 옥죄어가자 노무현대통령 죽음에 대한 표적수사이고, 보수를 궤멸하려는 정치보복이라는 궤변으로 보수세력을 향해 자신을 보호해달라는 호소이지 않겠는가.
더구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니 측근들을 괴롭히지 말고 자신에게 물으라고 하면서도 기자들 질문엔 답변한마디 없이 사라지는 작태를 보면서 여론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냉소적이다.
개혁은 올바른 역사관과 적폐청산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전 정권의 적폐의 실상이 밝혀지자 그에 편승해 자기이익만을 추구하던 자들이 이제 와서 정치보복 운운하며 개혁의 발목을 잡지만 그럴수록 국민은 개혁을 위한 적폐청산에 목말라 함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해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고, 새해를 며칠 앞둔 연말에 개봉한 6·10항쟁의 영화 ‘1987’이 흥행을 거듭하면서 젊은 세대는 지난 군부독재의 실상과 그로인한 참상에 눈물을 적시며 그렇게 쌓이고 쌓인 적폐가 촛불시민혁명으로 터졌음을 알았다.
그때 민주화를 위한 값진 희생으로 새로운 공화국을 수립하면서도 군부독제세력과 함께 개헌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정치적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제는 국민의 절대다수가 바라는 시대정신에 맞은 개헌을 이뤄내야 한다.
그러나 국정농단을 책임져야 할 기득권의 보수야당이 개헌저지선을 넘어 존재함으로써 우리가 바라는 개헌이 이뤄질까 하는 의구심을 져버릴 수가 없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우리나라는 해방 전후부터 청산하지 못한 오류들이 아직도 구석구석 산적해 있다. 친일부역자와 독재를 위한 탄압과 학살, 여러 공안사건과 쿠데타와 군부독재로까지 이어지는 등 수많은 적폐가 있었음에도 청산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었으니 어찌 미래를 향해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도 그렇다. 새해벽두 그동안 전운이 감돌던 한반도의 위기상황에서 평창올림픽에 참여하겠다는 김정은의 신년사로 남북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평화의 단초가 마련됐다.
정부는 즉각 회담을 제의했으며, 남과 북은 고위급 회담을 통해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성공을 위한 대규모 대표단방문, 군사회담개최, 남북 간 모든 문제를 당사자가 해결한다는 3개항에 합의했다.
북한이 남북관계에 전향 자세를 보이며 나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남북대화와 평창올림픽성공에만 치우쳐 환호로만 그치지 말고, 대화단절의 근본원인을 직시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이제라도 우리는 역사와 시대정신을 외면한 자들을 반드시 준엄한 법과 투표로 심판함으로써 공정한 정의사회를 구현해 시대정신에 맞은 개헌과 평화적인 통일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