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의 만남…소리꾼·소프라노 ‘손잡다’ 김연옥·정수희씨, 전통에 새 생명 ‘소리연’ 창단
박세라 기자 sera0631@gwangnam.co.kr |
| 2021년 08월 03일(화) 17: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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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라노 정수희·소리연 대표 김연옥 명창. |
장르 간 협업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나, 소리꾼과 소프라노가 한 무대에서 합을 맞추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전통 국악의 변주는, 대개 판소리의 소리에다 클래식 악기의 반주가 곁들어지는 방식이었기 때문. 허나 이번 만남은 강 대 강, 오직 ‘소리’로 승부를 보는 맞대결이라 주목된다. 김연옥 명창(광주시립창극단 상임차석)과 광주 대표 성악가 소프라노 정수희씨가 주축이 돼 설립한 사단법인 ‘소리연’ 이야기다.
두 사람은 광주예고에서부터 전남대, 그리고 광주시립예술단 활동까지, 늘 함께하던 예술계 단짝이다. 서로의 독창회에서 꽃다발을 안기며 “소리 참 좋다” 덕담을 늘어놓던 이들이 “우리 같이 노래 해볼까?” 의기투합, 다시 한 번 소리로 연을 맺은 것이다.
김연옥 ‘소리연’ 대표이사는 “전통 국악에다 다채로운 색을 입혀보고 싶었다. 전통 한복도 옷감과 재질, 디자인에 따라 새로이 보여 지는 것처럼, 시대의 변화에 맞도록 전통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자 한 시도”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창단한 ‘소리연’은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중견 예술인 40여명이 힘을 보탰다. 선·후배를 잇는 ‘허리’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내려진 과제는 막중하다. 오직 전통을 고집하는 스승들과 살아남기 위해 다채로운 변주를 시도하는 청년 예인들 사이에서 굳건히 중심을 잡아야 할 의무가 있어서다.
이들은 ‘뿌리’는 온전히 지켜나갈 것을 원칙으로 한다. 김 대표이사는 “시대를 지나온 굳건한 전통의 ‘뿌리’는 올곧게 지키되,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질 것”이라 한다. 그의 답에서 오래 품었던 의문을 던져봤다. 뿌리를 지키면서 펼치는 협업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 말이다.
그는 “원래 스승님들에게 배웠던 국악계 5음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소리를 할 때 떠는 음, 꺾는 음, 평음 등의 기술적인 면을 살리면서 노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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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국악에 다채로운 변주를 시도할 ‘소리연’이 지난 6월 공식 창단했다. 사진은 소리연 현판식 모습. |
‘소리연’이 들고 온 주 무기는 소리꾼과 소프라노의 만남이다. 2년 여 전 한 무대에서 ‘한 오백년’과 ‘아리랑’ 등을 한 호흡으로 선보인 적이 있었는데, 공연자 본인들은 물론이고 관객들 반응이 정말로 뜨거웠다 한다. 단편적으론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가 빚어내는 하모니가 의외의 울림을 줘서다.
김 대표이사는 “판소리가 한국적인 질그릇이라면, 성악은 고혹적인 예쁜 그릇에 비유된다. 국악은 목을 긁어서 소리를 내는 반면, 서양음악은 하나의 ‘티’ 없이 매끄러운 게 특징”이라며 “한과 전율이 어우러지는 동서양의 소리는 하나의 박자를 타고 저마다 매력을 선사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소리연’의 방향은 이와 결이 같다. 우열이나 경계를 가르는 게 아니라 하나가 되는 것. 공연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학교로 찾아가는 버스킹도 기획 중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국악이 ‘재미없는 것’, ‘옛 노래’ 등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라서다.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창립 공연은 하반기에 예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터라, 일정을 확정하지는 못했으나 앞으로 소리연의 무대를 어떻게 채워나갈지 구상은 나왔다.
먼저 국악의 시대별 변천사를 담은 작품을 기획 중이다. 전통의 대가 문화재 선생들의 음악부터 다양한 협업이 시도되고 있는 현 시대의 국악까지. 지켜가고, 또 변화하는 것들을 아우르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임방울 선생의 ‘쑥대머리’를 주제로 한 작품도 소리연의 창제작품으로 탄생을 예고했다.
김 대표이사는 “쑥대머리는 춘향가에서 이도령을 그리워하는 춘향이의 애절함을 넘어, 일제시대라는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 민초들의 한을 노래한 임방울 선생의 삶이 담긴 노래”라며 “곡을 중심으로 시대 배경과 작품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스토리가 있는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세라 기자 sera063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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