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회화 작품으로 만난다 광주신세계미술제 제21회 신진작가상 수상자 이다희展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
2021년 12월 22일(수) 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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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
지난 18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사운드 아티스트와 협업을 벌인 만큼 클래식 음악을 눈과 귀로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회화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긴 시간 꾸준히 열과 성의를 다한 작업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음악번안시스템’으로 클래식 음악을 시각화한 작가는 이번 ‘푸른 전주곡 WTC BWV853’전에서 바흐(J.S. Bach)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The Well Tempered Clavier Book)을 회화로 표현했다. 클래식 음악의 수집된 데이터와 화음을 분석한 드로잉과 수채화, 그리고 곡을 구성한 마디, 마디를 40점의 회화로 표현한 ‘푸른 전주곡’의 다양한 연작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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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WTC 1권의 1∼12번 중에서 푸른빛 감성을 가득 담고 있는 8번 'Prelude in e♭ minor BWV853'을 시각화했는데, 이것은 3박자의 느린 무곡(舞曲)인 사라방드(Sarabande)를 연상시킨다. 가로 형식의 캔버스 한 점이 곧 곡의 한 마디를 나타내고, 3박자의 화음을 표현하기 위해 각 캔버스 안에는 작가의 철저한 분석을 통해 표현된 3개의 색면이 각 마디의 음색과 음형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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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Prelude in eb minor BWV853 played by Rosalyn Tureck’. |
작가는 이처럼 조율된 소리의 집합이 하나의 화음을 만드는 체계에 매료, 그 체계를 스스로 분석해 음악이 연주되는 순간을 회화로 기록하기 위해 WTC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또 이번 전시를 위해 사운드 아티스트 Daniel Morrison Neil과 협업, 재편곡된 WTC를 갤러리 현장에서 듣고, 보면서 곡의 전반적인 흐름뿐만 아니라 제시된 주제와 변형 패턴을 눈과 귀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바흐가 WTC를 창작하면서 가졌던 교육적 의도는 음악의 근본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것 뿐만 아니라, 음악을 예술적으로 다양하게 전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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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Prelude in eb minor BWV853 played by Rosalyn Tureck’. |
작가는 지난해 광주신세계미술제 1차 선정작가전에서 ‘음악번안시스템’의 연구과정을 전시하며, 작품에 대한 높은 몰입도로 충분한 설득력과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