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인프라 개선되길

송하종 사회부 기자

광남일보
2023년 03월 22일(수) 18:27
[취재수첩]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 이슈다.

온실가스 배출은 환경 파괴뿐 아니라 미래세대 생존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탄소 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탄소 저감 방법 중 하나로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따릉이’, ‘타랑께’ 등 자전거 대여 사업에 나선 이유는 건강증진의 목적도 있지만, 차량 운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지난 2021년 광주에도 시민 50%가 시내버스 같은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등 녹색 교통수단으로 주요 생활권을 이동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40 광주교통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광주시의 자전거 도로는 663.5km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5번째인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전체 663.5㎞ 자전거도로 구간 중 보행자 겸용도로가 510.6㎞(77%)를 차지하고 있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주로 선호하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 전용차로는 각각 128.64㎞(19%), 12.58㎞(2%)에 불과하다. 자전거 우선도로도 11.68㎞(2%)뿐이다.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는 보행자가 통행하는 인도에 경계석이나 블록색깔 등으로 구분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지만 대부분이 노후화돼 자전거를 타기가 매우 불편하고, 원래 폭이 좁은 도로를 형식적으로 둘로 나누어놓은 경우가 많아 보행자와 충돌 사고 위험이 크다.

시민들은 길을 걷다가 주변을 쌩쌩 지나다니는 자전거로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은 보행자들의 눈살에 떠밀려 차도를 이용하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차량에 위협받아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광주가 탄소 중립을 강조하며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을 위한 교통환경 마련은 뒤처져 있다.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면서 환경 개선을 위한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려면 먼저 자전거도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gwangnam.co.kr/article.php?aid=1679477261443113157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11일 08:4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