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초대석] 김행란 전남농업기술원장 "첨단기술 농업에 접목해 스마트 농업 구현 앞장"

개청이래 최초 여성 원장…‘농촌진흥청’ 요직 거친 식품전문가
농업 DB 구축, 농기계 무인화·자동화 등 목표…현안 해결 노력
지역소멸 대응 청년 농업인 육성…농업인 삶의 질 향상 위해 온힘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4년 08월 05일(월) 13:23
“전남농업 발전을 위해 농업인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김행란 전남도농업기술원 19대 원장은 최근 취임자리에서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개청 이래 첫 여성 원장인 김 신임 원장은 고흥 출신으로 1990년 농촌진흥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장(고위공무원 나급) 등 농촌진흥청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농업과 식품산업 전문가다. 전남농업기술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인공지능과 식품산업 스타트업 육성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신임 원장으로부터 앞으로의 추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전남농업기술원에 최초의 여성 원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은.

△전남도농업기술원 개청 이래 최초의 여성 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고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여성 원장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전남농업 발전과 농업인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연계한 스마트농업, 청년농업인 육성, 지역특성을 살린 첨단 식품가공기술 개발로 농식품의 품질 제고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



-취임사에서 ‘인공지능과 식품산업 스타트업 품목 육성이 농업기술원이 참여해야 할 핵심사업’으로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전남도는 ‘인공지능 첨단농산업 융복합지구’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농업기술원도 전남도 역점시책인 ‘블루 이코노미’ 비젼 실현을 위해 4차 산업혁명 기반 첨단 융복합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농업 모델 개발과 빅데이터 기반 농작물 작황예측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평야지 스마트팜 농가의 상업 통신 유선망 초기 설치 비용 절감을 위해 저가 보급형 스마트팜 무선 자가망을 활용한 송수신망 구축 ▷데이터 센터 설치와 자가망을 이용한 스마트 농산물 생산유통시스템 구축 발굴 지속 추진 ▷AI, IoT 기술 도입 품목별 스마트팜 모델 개발로 차나무 재배 유형 설정 및 아열대과수 생산기술 개발 ▷곤충 스마트 농장 사육자동화 ▷IoT활용 반려견 맞춤형 자동급여기 개발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을 위한 기초 기술연구 등이 대표적이다.

전국 최초 농산업 창업 전문기관인 청년창농타운에서 비즈니스 모델 창업교육, 청년농업인의 초기 기술창업 스타트업 지원, 투자 유치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 스케일업 지원, 창농기업 활동을 위한 네트워킹 데이 등을 운영해 고부가가치 창농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식품산업 스타트업 품목 육성을 위해 농업기술원에서 운영 중인 청년창농타운을 통해 가공상품 레시피 개발부터 제품개발 컨설팅 기술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적 지원과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 동향을 분석해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신제품 공동개발 및 출시 등 식품산업 스타트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그리는 비전이 있다면.

△신임 원장으로서 전남지역의 농업 발전과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농업 데이터 구축, 농기계 무인화·자동화, 고부가가치 농산업 육성, 기후변화 대응, 그리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품목별 기술개발과 보급을 주요 목표로 삼고 다양한 현안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겠다.

첫 번째, 데이터 기반의 농업기술 혁신을 위해 체계적인 농업 데이터 구축을 추진하겠다. 이를 통해 농업 생산성 향상과 효율적인 자원 관리를 목표로 토양, 기후, 작물 생장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농업인들에게 맞춤형 정보 제공과 IoT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농업 시스템을 도입해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두 번째, 전국 최초로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를 조성해 농업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기계 무인화 및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드론, 자율주행 트랙터 등의 첨단 농기계를 도입해 농작업을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 농업인들이 새로운 농기계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 제공과 기술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 번째, 전남지역의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 농업인의 소득증대를 도모하고자 한다. 우리지역 특성을 반영한 고부가가치 작물 및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할 것이다. 또한, 농산물 가공 기술을 지원하고 유통 채널을 확대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네 번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을 조성하겠다. 기후변화에 강한 작물 품종 개발과 재배 기술을 연구해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친환경 농업기술을 도입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실천을 장려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전남농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품목별 전문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겠다. 국제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품목별 기술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전남 농산물의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최신 농업기술을 도입하고 전남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이를 통해 농업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전남농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기후 환경 변화나 농자재 물가 상승 등으로 농업 현장의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사업이 있다면.

△최근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 등 이상기후로 탄소저감과 기후변화 대응은 농업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농업기술원은 겨울철 온난화에 의한 봄철 서리피해 예방과 여름철 고온,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17개 시군을 대상으로 기상정보 11종과 기상재해 15종 및 병해충 발생 예측정보를 알림톡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저탄소 유기재배 기술을 패키지화해 현장에 적용하고 공익직불제 및 저탄소 시비 처방기준을 설정해 온실가스 감축기술을 적용한 저탄소 재배단지 5개소에 시범단지를 조성해 추진하고 있다. 또 가뭄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과 쌀 이외의 곡물 자급률 향상 등 노지 작물 안정생산을 위한 노지분야의 스마트팜 보급도 중요해 졌다. 농업기술원에서는 스마트팜 확산을 위해 농업기술원 내 노지 스마트팜 테스트베드를 설치해 도내 확산의 전초기지로 삼고, 농촌진흥청과 연계해 신안군에서 대파작목을 대상으로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지구를 조성해 노지 스마트팜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신소득·특화작목 개발 및 육성에 대한 전남농기원의 의지와 성과가 두드러지는데.

△ 전남도농업기술원은 급변하는 농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지난 2017년부터 6년간 180억 원을 투입 ‘1시군 1특화작목 육성 사업’을 통해 21개의 특화작목을 육성해 참여농가의 평균 수량 12.6% 증가와 소득 34.6% 향상 시키는 성과를 거둬 전남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지역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어 2019년부터 2022까지 136억 원의 균특전환 사업비를 확보해 바나나·애플망고 등 신소득 아열대작목 단지 5개 과종 25.3㏊, 소비 트랜드 변화에 맞는 과일 생산단지에 배·체리 등 8개 과종 92.3㏊, 기능성 상추 흑하랑·딸기육묘 등 고품질 원예·특용작물 특화단지 31㏊를 육성하는 등 농가 신소득 작목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유자·무화과·매실·양파 등 전국 1위 재배면적을 가지고 있는 지역특화작목 육성을 통해 유자를 활용한 식품 및 뷰티 소재 개발로 부가가치 향상에 노력했다.

아울러 도내 양파 종자 자급률 향상을 위해 자체 개발한 아리아리랑, 금송이, 파링 등 9개 품종을 양파재배 농가에 지금까지 180ha 면적에 보급해 양파 종자 자급 향상을 위해 노력했고, 숙면과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락투신 성분이 일반 상추에 비해 124배 많이 함유돼 있는 기능성 상추 ‘흑하랑’ 품종을 개발해 가공제품 수출 등에 기여함으로써 전남농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이렇듯 전남농업기술원은 지난 몇 년간 신소득작목과 특화작목 개발 및 육성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신임 원장으로서 이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느끼며, 이를 위해 최신 기술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작목을 발굴하고 재배 기술을 개선해 보급할 계획이다. 단순히 새로운 작목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농업의 가치를 높이고 농업인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겠다.



-지역소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게 농촌의 현실이다. 농업전문인력 양성이 더욱 절실한데, 이에 대한 대책 및 준비 프로젝트가 있는가.

△미래 농업의 주역인 청년농업인 육성이 대표적이다. 전남도는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스마트 청년 농어업인 1만명 육성’을 목표로 적극적인 청년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남 농업을 이끌어 갈 청년농업인의 전문능력 향상과 4-H회 확대를 위해 2020년부터 청년4-H품목연구회 조직과 함께 4-H회원 ‘1+1 배가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24년 현재 2019년 5397명 대비 34% 1832명이 증가한 132개회 7229명의 회원 육성을 달성했다. 이중 청년회원은 72% 612명이 늘어 21개회 1466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이다.

전남은 22개 시군 중 16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이며 고령화로 농업인력 부족과 농촌지방소멸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업기술원은 어려운 농촌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젊은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확산 원스톱 패키지 지원을 하고 있다. 초기 자본없이 영농실습이 가능하도록 오는 2026년까지 총 74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도와 시군에 임대형 스마트팜 시설 100개소와 3년의 실습 종료 후 자립기반 지원도 100개소를 목표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까지 132개소(임대형 80개소, 자립기반 52개소) 설치를 마치고 전남에 온 청년들이 경쟁력을 기르고 있다. 단순 시설 지원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 기술지원과 함께 창업기반까지 마련해 전남에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는 것이다.



-전남농업기술원장 재임 기간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사업이나 목표가 있는지.

△전남농업의 혁신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여러 중요한 사업과 목표를 설정하고 적극 추진하겠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드론 등의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스마트농업을 구현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작물과 재배 방법을 연구해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을 조성하겠다. 실험 연구와 모니터링 과정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미래 예측 모델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연구와 기술개발에 필요한 중요한 자산으로 삼고, 농업의 과학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전남지역의 특성과 기후에 적합한 새로운 농업기술과 작물을 연구하고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작물인 유자, 아열대과수, 커피 등의 연구를 통해 농가소득 증대를 도모하겠다. 개발한 기술과 작물을 실제 농업 현장에 적용하고 농업인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농업기술 교육, 현장 지원, 문제 해결 등을 통해 농업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 병해충 관리, 이상기상 대응 기술지원 등을 통해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협력으로 복잡한 농업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농업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소통과 화합, 협업을 활성화해 즐거운 직장문화를 조성하는 데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공무직과 기간제 근로자가 많은 환경에서 노무관리와 산업안전관리에 유의하며 서로 배려하고 협업하는 문화를 조성해 구성원 간의 불협화음을 줄이고 조직의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이겠다. 다양한 목표를 통해 전남지역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전남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



-도내 농업인들을 포함해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상과 코로나19가 지난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이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최근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가 및 금리 상승은 도·농간의 소득격차를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환경에서 농업 분야는 식량 안보와 노동력 부족, 경영비 상승으로 큰 사회적 문제를 초래했다. 4차 산업혁명은 농업분야에 상상하지 못할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모바일시대에 스마트폰으로 농업환경을 컨트롤하고 있다. 우리 농업현실이 모두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더한다면 얼마든지 농업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전남농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22831790484596059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09일 23:4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