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한민국의 명암

위인백 사)한국인권교육원 이사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4년 11월 18일(월) 19:59
[광남시론] 올가을 대한민국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발표로 쾌재를 부르며 들썩였다. 향후 노벨문학도시가 될 장흥을 모태로 광주에서 태어나 효동초등학교를 다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대표 소설인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된 5·18민중항쟁이 세계적으로 재조명되면서 위대하고 숭고했던 5·18정신과 더불어 한때는 폭도로 매도되었던 5·18민중항쟁 주역들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조명되고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달라지고 있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화학자이자 산업가 알프레트 노벨이 남긴 유언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제정됐으며, 생리학·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에 추가된 경제학상을 포함한 6개 분야로 나눠 1901년부터 올해 124회를 맞이함으로써 그 전통과 함께 권위와 위상이 세계적인 관계로 개인의 영광을 넘어 국가적인 경사다.

시인으로 등단했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대표 소설 ‘소년이 온다’는 5·18민중항쟁의 참혹한 현실을 배경으로 잊혀서는 안 될 역사를 독창적인 시선으로 담아냈으며, 인간의 고통과 희생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이 소설은 단순한 역사 재현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과 평화, 불의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시사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은 흥망성쇠를 거듭해 오면서 6.25 전쟁으로 온 나라가 초토화되었지만, 짧은 기간에 전화를 극복하고 산업화에 따른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로 자긍심을 가져왔으나 오늘날은 세계를 선도하는 IT를 비롯한 문화예술 분야와 달리 무소불위로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에서 비롯된 법치와 민주공화국의 근간이 흔들리고 전운까지 감도는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상반된 현실을 직시하면서 한강 작가가 보내온 평화와 인간 존엄의 메시지 의미와 역사적 시원을 교훈삼아 국가적인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심중히 고민하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에게 전가하지 말고 자신부터 주인의식을 갖고 행동으로 연대해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평화롭게 번영해 나가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 선열들은 국가가 지키지 못한 나라를 의병으로 나서서 우리 고장만은 끝까지 지켜냈다. 척양척왜의 기치를 내건 동학혁명은 물론 광주학생독립운동도 전국으로 해외까지 확산시켰으며, 이승만정권의 3.15부정선거도 ‘곡(哭), 민주주의 장송’ 데모로 맨 먼저 들고 일어섰고, 민주주의를 역행한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5·18민중항쟁과 6.10민주항쟁, 촛불 시민혁명도 분연히 저항함으로써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선도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흐름에 영향을 받은 한강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를 통해서 우리 지역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므로 위대하고 숭고한 역사적 자산들을 선양하면서 이를 활용한다면 지역 경제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광주시는 노벨문학상을 계기로 국가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서 임란과 구한말의 의병정신을 비롯한 광주학생독립운동, 민주화를 위한 5·18민중항쟁의 위대한 저항정신을 녹여 이를 상징할 가칭 ‘민주·인권·평화·통일탑’을 무등산 정상에 세워 그 정신을 계승하면서 우리의 자긍심도 높이고, 통일의 염원을 담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무등산 정상에 민주·인권·평화·통일탑이 당장 어렵다면, 금남로 유동4거리에 기단을 세워 파리의 에펠탑처럼 5·18민중항쟁기념탑을 건립해서 누구나 기념탑에 올라 죽음으로 저항했던 5·18민중항쟁의 최후격전지 옛 전남도청을 바라보며, 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차량시위의 경로를 따라 금남로 5·18기록관과 최후까지 항쟁했던 도청 등을 탐방하고, 한강 작가의 북카페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도록 하는 스토리텔링을 조성하면 광주의 대표적 렌드마크로 더욱 빛날 것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총체적 난국에다 국제정세마저 전운이 감도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통치는 불안하고, 부인문제 등을 사과한 기자회견도 이를 지켜본 국민은 김빠진 사과였고, 어영부영 넘어가는 맥 빠졌던 기자회견을 바라보면서 내로남불에 공정과 상식은 간데없으며 시대착오적 역사의식을 확인하고, 전국 대학교수들을 비롯하여 국민적으로 퇴진을 외쳐도 마이동풍이다.

아직도 대통령은 무소불위로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있고, 그동안 행태로 봐서 물러나지도 않을 것이 예상되므로 결국은 탄핵하는 길밖에 없지만 탄핵 또한 쉽지 않음이 문제다.

이제 또다시 5·18민중항쟁정신을 계승한 국민적 저항이 따르겠으나 당장 탄핵이 어렵고 시일이 걸리면, 차선의 방법으로 중지를 모아 정부의 제2인자인 국무총리라도 능력을 갖춘 우리 지역 유능한 인사로 반영해서 총체적 난국을 극복해 나가면서 차기를 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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