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초대석]김현성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대표 "광주, 커머스산업 중심 도시로 로드맵 그려야"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
2024년 12월 08일(일) 2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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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재단의 초대 수장으로 취임한 김현성 대표이사는 올 한해 경쟁력 있는 디지털 상공인 육성을 비롯해 노사 상생문화 실현, 골목상권 활성화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기업 지원에 주력해 왔다.
그는 서울특별시 디지털보좌관, 중소기업유통센터 소상공인디지털본부장을 역임한 디지털 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김 대표이사는 내년에도 ‘디지털 경제 수도, 광주’를 만들어 가는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사업을 기획하고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은 어떤 곳인가?
△ 코로나19의 여파와 고금리와 고물가, 고유가의 복합위기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낡은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오지 않은 위기의 상황에서 광주경제고용진흥원과 광주상생일자리재단이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으로 통합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전환의 촉매가 되라는 민선 8기 강기정 시정의 결단이다.
저는 지난해 8월 17일 통합된 경제일자리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 평가를 하고 평론을 하는 대표가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최선의 답을 찾고 행동하고 실천하는 쓸모있는 기관 밥값하는 기관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경제일자리 기관으로 현재 광주 민생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 광주 경제는 아프다. 전국적으로 고금리 지속 및 경기둔화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기업성장은 연일 더디다.
우리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의 3분기 수요자금리는 5.5% 내외로 22년 동기 내비 1% 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3% 이상 비율은 1075건에서 1975건으로 45% 이상 증가했다.
소비지수도 지속적으로 평균 이하로 떨어지고 있어 악순환의 고리가 장기화 되고 있다.
또한 제조업과 건설업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지역의 특성상 도소매업종, 음식숙박업 및 운소창고업과 같은 경기민감업종에 연쇄 부실에 대한 우려가 된다.
코로나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도 지역 자영업자들에겐 넘어야 될 산이다.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막상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 그렇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공급적 관점이 아닌 수요적 관점으로 전환해 공공의 쓸모를 찾아야 한다. 중국의 애국 소비, 최근 우리나라의 지역순환경제 등의 본질은 경제 문제에 있어서 공공이 수요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요가 이끄는 공급, 소비자 중심의 경제 등 경제 권력이 소비자에게 넘어온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짜파구리’를 만들어 먹으니 라면업체가 그 제품을 출시했다. 3M이나 스타벅스는 수요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프로슈머(prosumer), 모디슈머(modisumer) 등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공공은 지금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가 이러한 시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유지·성장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그래서 지산지소를 광주경제 해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 지산지소는 좀 더 설명한다면…
△ 지역에서 생산되거나 만들어진 제품과 상품을 지역 안에서, 지능적으로, 지구적으로 소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첫째 일단 지역 안에서 소비를 늘려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광주의 내 조달 물량이 2조700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 가운데 지역산업 연관성이 45% 정도다.
강원도와 전북이 60% 수준인데, 광주에서 10% 늘리면 2700억 정도의 수요가 만들어진다. 지자체 차원에서 소비 진작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화폐 같은 정책은 매우 필요하고, 우리나라만의 혁신적인 정책이다. 떨어져 있는 소비 심리를 공공이 뒷받침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추경을 통해서 소비 진작을 위해 180억원 규모의 소비 패키지 만들었고, 강진군은 숙박비의 절반을 지원해 관광객을 유인하고 있다.
수요에 지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이유는 자기 상품이 없는 데다 지리적으로 한 장소에서 고객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는 품목에 대해 상품으로 만드는 것을 공공이 지원해야 한다. 상품이 있고, 만약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11명의 소상공인에게 상품화를 지원하고, 광주FC 경기가 있는 날에 푸드클럽을 창단했다. 조만간 브랜드 마케팅에 나서고, 지역 내 유명인사들의 이름도 명칭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복합쇼핑몰은 광주가 대한민국의 유통 리더십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쿠팡이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만들고 복합쇼핑몰이 순차적으로 개점될 것이다. 이 과정에 소비자의 쇼핑 편의와 후생성으로만 이야기 되기 보다는 광주가 커머스 산업의 중심 도시가 되는 로드맵이 그려졌으면 한다.
이들 유통업계의 인재가 가지고 있는 상품화 경쟁력을 지역 소상공인들을 교육하게 하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을 복합쇼핑몰에 팔면 된다.
가칭이지만 디지털상품화지원센터 같은 것을 유통업계와 함께 설치하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되면 지역 소상공인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복합쇼핑몰을 점령자처럼 인식하기 보다는 경쟁력 있는 로컬브랜드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한 고속도로라 생각하는 관점의 전환도 필요하다.
- 올 한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이 있다면.
△ 지난 7월 19일에 시작한 ‘배민 독립운동’이다. 포용적이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디지털 전환 도시 광주를 위해 시작한 일이 전남, 울산, 대구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올해 국정감사에서 민간 배달앱 배달 중계 수수료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국회 소통관을 찾아서 배달 중계 수수료율 상한액을 법으로 정하고 영세상공인 배달료 지원이 공공배달앱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쓰여져야 한다고 정책 제안을 하기도 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과제이기는 하지만 광주는 공공배달앱이 민간앱의 유효적 경쟁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생각이다.
- 2025년 꼭 해내고 싶은 일과 어떤 기관장으로 남고 싶은지?
△ QR광주 캠페인을 잘 해내고 싶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혹세무민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배달을 넘어선 디지털 전환 요구에 전문성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대응하느라 애쓰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오더’라는 이름으로 키오스크와 태블릿 보급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스마트 오더는 장치형과 비장치형이 있다. 키오스와 태블릿 설치만 있는 것이 아니라 QR 코드를 통한 스마트 오더가 있다. 2015년부터 중국은 QR 주문과 결재가 기본이다. 디지털 전환이 소상공인에게 비용으로 인식되기 보다 효율로 전달되길 바란다.
소상공인에게 더 유리한 방식이 있는데 굳이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되는 방식을 정부가 보조금까지 줘가면서 확대해 가는지 모르겠다. 진실을 알려야 한다. 쓸모있는 기관이 되고 싶고 그 기관에 밥값하는 기관장이 되고 싶다.
- 2025년도 세계적 불안 요소가 지속되면서 내년 전망도 올해보다 좋지 않을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일자리 재단의 2025년 경제일자리 해법은?
△ 그람시는 ‘낡은 것은 죽어 가는데 새로운 것은 태어나 지 않을 때 위기는 생겨난다’고 했다. 철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그람시가 이야기한 위기의 시간을 ‘인터레그넘(interregnum), 궐위의 시간’이라 부른다.
역사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위기와 궐위의 시간을 마주하고 그것을 전진의 기회로 삼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지 못하고 퇴행하기도 한다. 고쳐쓰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것이 나을 때가 있듯이 과거의 잘못과 실패를 딛고 새로운 것을 채워서 탈바꿈하게 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이 받은 두 개의 노벨상이 모두 광주와 연관된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역대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위해서 노력한 단체나 개인이 수상했다. 광주는 대한민국에서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의 정점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인식된 것이다.
최근 로제의 아파트 열풍, 이미 봉준호 감독과 BTS, K-팝, K-드라마를 비롯한 K-컬쳐, K-뷰티, K-푸드 등 수많은 영역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서구 문명에 주눅 들고, 그들이 만들어 온 표준을 잘 따라가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는 꿈을 이뤄가야 한다.
진정한 자유와 자율, 무한한 상상과 창조, 전혀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통해 이제 우리는 시대의 획을 긋는 개념과 사상, 일찍이 목격하지 못한 발견과 발명을 일궈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판 자체를 새롭게 짜야 한다. 이미 짜여진 판 안에서 전술적 사고를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짜는 전략적 사고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 문명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새로운 문명을 향한 판갈이, 새로운 탈바꿈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광주는 그렇게 세계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새로운 문법을 쓸 수 있다. 표준은 기준이며, 기준은 생각이다. 기준은 생각이고 방향이고 개념이다.
또 기준은 전환이다. 기준은 정체가 아니라 전진이며, 현상 유지가 아니라 혁신이다.
껍질을 깨는 아픔이며 새로움을 맞는 고통이다. 새로운 판을 짜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일이다.이제 우리가 내딛는 새로운 걸음으로 새로운 시대의 이정표를 만들어 나가자. 고난의 산업화, 민주화를 넘어 기준화로 세계 표준 도시가 되어야 한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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