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지망생들, 당락 상관없이 두드려 봐야" ■‘2025 광남일보 신춘문예’ 마감 일주일 앞으로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
2024년 12월 09일(월) 1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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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학을 선도할 참신하고 역량있는 신예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2025 광남일보 신춘문예’ 작품 공모가 마감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지난해 진행된 ‘2024 신춘문예’ 공모 작품들에 대한 분류 작업 모습. |
올 신춘문예 역시 한국문학과 지역문학의 두드러진 성취를 이룬 때를 맞아 미래 K-문학을 선도할 참신하고 역량있는 신예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취지로 공모를 진행 중이다.
중앙지와 로컬지 신춘문예 간 격차가 줄어듦에 따라 본보 역시 서울과 경기를 위시로 한 수도권 공모자가 광주·전남·북 출신 접수자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다 여전히 응모 경향 중 자신의 지역 신춘문예 보다는 타지역 신춘문예에 공모하는 패턴 역시 바뀌지 않고 있다.
더욱이 로컬지로 하면 중앙지로 한번 더 해야 한다는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연의 창작에만 관심이 높은 일부 당선자들은 바로 창작집 출간을 펴낼 만큼 문단에서 크게 차별이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본보는 시와 소설, 동화, 평론 등의 분야에서 지난해 4명의 신춘문예 당선자를 배출했다.
특히 평론분야는 호남지역에서 유일하게 공모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부산일보와 함께 평론 분야 공모를 실시하고 있다. 평론 분야는 로컬지 신춘문예가 거의 공모되지 않아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4명의 당선자 중 2명이 자신의 작품집을 펴냈을 만큼 창작의욕 등에 기반한 문학적 성장세가 늦지 않다는 분석이다. 먼저 본보 평론 당선자인 김상범씨는 정식 문단 데뷔없이 저작집을 펴낸 경우인데 그도 올해 당선 후 7월에 인문학 서적을 펴냈다. ‘절대 전쟁이 현현하는 세계에서’라는 부제가 달린 ‘전쟁 인문학’(씨아이알 刊)을 선보였다.
저자는 서구 전쟁 이론서의 고전인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필두로 그의 영향을 받은 르네 지라르, 칼 슈미트, 들뢰즈와 가타리 그리고 들뢰즈와 가타리의 전쟁 이론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사상가인 피에르 클라스트르와 폴 비릴리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당선 전에 이미 단행본 ‘들뢰즈의 이념적인 놀이’·‘현대철학과 코뮤니즘’·‘기호와 현대철학’·‘보드리야르 연구’·‘철학은 주사위 놀이다’ 등을 펴낸 바 있다. 그는 포항공대 수학과를 거쳐 연세대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 문학 비전공자다.
이어 본보 동화 당선자인 송태고씨 역시 경북 예천이 고향이어서 지역지라면 대구 쪽 신춘문예 응모를 할 법하지만 본보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숭실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그는 올해 10월 24일자로 ‘용궁 공주와 붕어빵’(노는날 刊)을 출간했다. 이번 그림책 역시 글뿐 아니라 그림(삽화)까지 직접 맡아 솜씨를 뽐냈다. 경북 안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던 무렵에는 육사백일장에서 시(詩)로 상을 받는 등 문학 쪽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아동문학으로 접어드는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이번 작품집은 그림책 ‘잃어버린 봄을 찾아서’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은 로컬지라는 한계를 따지기 보다는 자신들의 역량을 꽃피우는데 집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쟁인문학’이라는 독특한 책을 펴낸 평론 부분의 김상범씨는 지망생들에게 무리한 글이나 인정받고 싶은 글을 써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신춘문예에 응모한 거는 철학 외에 좀 더 넓은 분야에 걸쳐 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였다. 자기가 쓸 수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최선의 글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에 시 부문에 당선된 송상목씨는 대학생 신분으로 기성 일반 도전자들과 경쟁에서 당선을 일군 경우다. 그는 올해 당선자들에게 머뭇머뭇하지 말고 되든, 안되든 마감일에 맞춰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번 시도해보자는 생각으로 여기 저기 투고했었다. 가능성을 재지 않고 마감일에 맞춰 여러 군데 보내 봤는데 한 군데가 된 경우”라면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최선을 다해 문을 두드려 보니 당선이 됐다. 그러니까 예비 지망생들도 일단 되든, 안되든 두드려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현재 경희대 국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전남 광양교육지원청에 근무하며 본보 소설 부문에 당선된 김진표씨는 공주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비전공자이지만 당당히 당선의 영예를 안았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을 글을 써야 한다. 주변에서 읽어도 당당한 글이 돼야 하고, 자신이 이 글을 쓸 자격이 있는가를 생각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본보 신춘문예는 시·소설·동화·평론 등 4개 분야에 걸쳐 오는 17일까지 접수를 받고 있다. 시 부문은 5편, 단편소설 부문은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 1편, 동화 부문은 200자 원고지 30매 내외 1편, 평론 부문(문학·미술·무용·연극 등)은 200자 원고지 50매 내외 1편이다. 발표는 2025년 1월 1일자 신년호 지면에 이뤄질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