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두번째는 희극 최총명 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주무등점 원장
광남일보@gwangnam.co.kr |
2024년 12월 10일(화) 17: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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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 계엄진행상황을 보면서 아주 오래 전 읽었던 칼 막스(Karl Marx)의 저서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에서 나온 다음과 같은 구절이 생각났다.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두 번 째는 희극으로; The first time it was tragedy; the second time it was a farce’ 이 말은 헤겔(Hegel)의 말에 막스가 첨언 한 것으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말이다(세계적 위대한 일은 두 번 일어난다). 지난 2014년 최순실·박근혜의 국정농단 사건에서는 비극 혹은 45년 전 마지막 계엄이 비극이라면 이번 윤석열의 계엄은 말 그대로 희극이 아닐까. 2023년 교수신문에서 발표한 ‘견리망의’가 이번 계엄을 잘 표현하는 단어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승리 후 취임사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자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나라,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나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계엄상황을 되뇌어보면 계엄 선포가 자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또한 계엄선포 직후 미국의 반응을 보면 명백하게도 국제사회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성명을 내고 ‘심한 오판(badly misjudged)’이고, ‘매우 문제(deeply problematic)가 있고’, ‘위법적(illegitimate)’이라고 평가했다.
앞선 사건들을 토대로 윤 대통령은 어떤 연유로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즉흥적으로 하는지 궁금해졌다. 필자는 상담학자로서 그의 정신세계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정신병리학에서 성격장애(인격장애)라는 부분이 있다. 인간이 성장/발달 하면서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성격이 형성이 되며 그것이 그 인간 당사자의 작동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성격장애는 그 인간의 작동방법인 성격에 장애가 생기면서 오작동 하는 것이다. 그 중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싸이코패스, 즉 반사회성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는 자신이 아주 위대하다고 느끼고 자아가 팽창돼 있으며 무엇이든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인다. 즉 자신의 이익 외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이 하는 행위나 감정만이 모두 ‘옳다’고 생각한다. 이것에 대해서 반박을 받게 되면 그것은 자신의 탓이 아니고 반박을 하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너의 탓이며 스스로 ‘공격받았다’라고 느끼고 자신도 공격을 하게 된다. 역시 공격을 먼저 받았기 때문에 공격을 하는 것도 정당화 된다. 즉 자기만의 논리가 있고 그것이 진리라고 굳게 믿는다.
성격장애의 가장 무서운 점은 모든 생각의 메커니즘이나 행동 하나하나, 판단 하나하나가 평균집단에서 많이 벗어나 있으나 그것 역시 자신의 본래적인 모습이고 작동 방법이기 때문에 스스로는 상당히 자연스럽고 자신이 기준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되려 화를 내거나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공격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상담치료실 안에서 마주하게 되는 많은 내담자들 가운데 가장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치료시 힘든 내담자가 바로 성격장애 내담자들이다. 왜냐면 자신이 아주 지극히 ‘정상’이며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남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주어 화가 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무섭고도 변화가 힘든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정상이며 기준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쯤이면 대통령의 정신감정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한나라의 리더가 이렇게도 즉흥적이고 비논리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주권자의 국민들이 정밀한 도구로 정신검증을 해야한다고 밀어붙여야 하지 않을까. 2024년 겨울의 시작은 참 우울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