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에 광주 출생 이송희 시인 수상작 ‘어떤 임종’…시상식 15일 서울 대치2동 복합문화센터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
2025년 02월 10일(월) 1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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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시인 |
이번 선정은 지난해 한해동안 발표된 작품들 중 선고위원 3명이 5점씩 추천해 본심 심사위원들이 1점을 무기명으로 뽑는 방식이다. 등단 이력 15년차 이상 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제20회 오늘의시조문학상’은 수상작으로 이 시인의 ‘어떤 임종’이 뽑혔다. ‘어떤 임종’은 불교문예에 발표된 작품으로, 언어와 리듬의 집중성 안에서 누군가의 임종을 지키는 과정이 실감나게 전개되고 있다.
그의 시 ‘어떤 임종’은 ‘두 귀를 틀어막은 겨울이 누워 있다//방안을 떠도는 불안한 눈망울//침대 위 검은 울음이/낯선 이름을 부른다//창밖에선 불, 규칙적인 말들이 우거졌다//유언이 되지 못한 채/의미 없이 반복된,//입안에 담고 있는 말을/꺼내려는 손가락//하얗게 저물어 가는 당신 너머의 당신들//침묵은 말이 되고 발이 되어 가는지//누구도 읽지 못한 당신을/그만 놓고 나온다’고 노래한다.
본심 심사위원인 유재영·이승은·유성호씨 등 3명은 심사를 통해 “시인은 시간과 공간, 내면과 상황이 상응해가는 세계를 담으면서 그 과정을 삶의 아스라한 아우라로 전이시키는 상상력을 아름답게 보여줬다. 온통 검게 닫혀 있고 불안과 눈길, 울음과 말들이 우거진 방안에는 하나의 죽음이 준비되고 있다. 침묵이 말이 되고, 발이 되는 어떤 전이의 순간에 ‘누구도 읽지 못한 당신을/그만 놓고’ 빠져나오는 이의 시선으로 수습한 빼어난 기록이 아닐 수 없다”고 평했다.
시인은 당선 소감을 통해 “등단 23년이 되는 동안,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시조집을 낸 것이 벌써 일곱 권이 됐다. 저를 격려해주고 응원해준 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계속 시조를 쓸 수 없었을 것”이라며 “회원들에게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제정된 상의 의미를 새기며 힘을 내 본다.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내며 고뇌와 번민 속에서 함께 슬픔을 감내하는, 소중한 이웃들의 안부를 챙기며 글을 쓰겠다”고 말했다.
수상자인 이송희 시인은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환절기의 판화’와 ‘아포리아 숲’, ‘이름의 고고학’, ‘이태리 면사무소’,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대명사들’, ‘내 말을 밀고 가면 너의 말이 따라오고’, 평론집 ‘아달린의 방’, ‘길 위의 문장’, ‘경계의 시학’, ‘거울과 응시’, ‘유목의 서사’, 학술서 ‘현대시와 인지시학’, 그외 저서로 ‘눈물로 읽는 사서함’ 등이 있다.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과 오늘의시조시인상 및 고산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전남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광주전남작가회의 감사를 맡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1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대치2동 복합문화센터이며, 상금은 500만원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