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건설현장 사망사고예방은 이렇게

문정범 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 건설안전부장

광남일보
2025년 02월 18일(화) 15:13
문정범 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 건설안전부장
[기고]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건설현장에서는 2000여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매일 평균 1.2명 정도가 귀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

재해자도 매일 90여명으로 이런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약 10조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건설공사는 3월부터 11월까지가 성수기로 재해자와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지만, 한파와 폭설 등으로 공사를 중지하는 현장이 많은 동절기에도 의외로 사망사고는 꾸준히 발생하는 실정이다.

사망사고 대부분은 높은 곳에서 작업이 진행하는 특성상 사망자가 1명인 추락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대형 인명 피해와 재산상의 피해를 유발하는 화재와 붕괴, 질식 등은 동절기 건설현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사망사고 유형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조치와 활동이 요구된다.

2020년 경기도 이천의 물류센터 공사 중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화재로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배경이 된 바 있으며, 최근 광주 동구 공사현장에서도 용접 중 불꽃이 단열재에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현장 관계자의 빠른 판단과 근로자 20여명이 신속히 대피하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피해가 막대한 건설현장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용접 작업 전 인화성 물질 제거, 화재감시자 배치와 소화기 비치, 화재 시 신속하게 피할 수 있는 통로 확보 및 대피 요령 등에 관한 교육으로 사망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화재 사고와 더불어 큰 피해를 유발하는 것이 붕괴 사고다. 3년전 이 맘 때 콘크리트 타설 중 붕괴로 6명이 사망하고 지난해 11월 중부지방에 물기 많은 습설이 내리면서 공사용 가설구조물, 지붕 등의 붕괴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붕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콘크리트 강도가 나올 때까지 거푸집 동바리를 존치하고 양생도 병행해야 하며 가설구조물의 지지대를 보강하고 폭설 시 제설 작업을 수시로 실시해야 사망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동절기 건설현장 사고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질식 사고다.

콘크리트가 얼지 않도록 갈탄과 숯탄 등을 사용해 양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일산화탄소는 색깔과 냄새가 없고 흡입할 경우 수초 내 쓰러져 사망할 수 있음으로 부득이 콘크리트 타설 후 양생 장소 출입 전 산소 및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환기팬을 사용해 주기적인 환기 실시, 2인 이상으로 작업조를 구성하고 출입 시 송기마스크 착용, 감시인과 연락 체계 구축 및 수시로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사망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동절기 건설현장에서는 동상과 저체온증 등 한랭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건설현장은 실외 작업이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파 특보 등이 발령되면 작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작업시간을 줄이는 방법 등으로 대응하고 ‘따뜻한 옷, 따뜻한 물, 따뜻한 장소’ 이 3가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랭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 건설경기 침체는 지속되고 있다.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사업주와 공사관계자는 공사비를 아끼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망사고 위험을 그대로 방치하고 설마하는 무사안일 주의로 위험을 무시하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으며,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스스로 사업장 내 위험요인을 찾아 개선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재해 발생에 대비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사망사고 없는 건설현장,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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