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사니즘 정책 필요' 광주 동구를 중심으로

노진성 광주 동구의회 부의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2월 20일(목) 17:38
노진성 광주 동구의회 부의장
[기고] 필자는 최근 동구의회 임시회에서 ‘우리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동구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침체된 동구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집행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집행부는 부서별로 검토의견을 제시했으나, 현재의 위기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동구 상권 위축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광주 전체 자영업 폐업률이 11.8%로 전국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이 80%에 달해 10개 가게가 문을 열 때 8개 가게가 문을 닫는 충격적인 상황이다.

특히 동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대비 12.3p나 급락한 88.4를 기록했고, 신용카드 이용액도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하는 등 지역경제 전반이 심각한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업종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주지역 소매업 폐업률이 20.8%(2022년 대비 2023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고, 음식업도 19.4%를 기록하는 등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

첫째, 동구사랑상품권을 조속히 발행해야 한다.

현재 필자가 소속된 동구의회에서는 전체 의원 공동발의로 관련 조례안이 통과돼 법적 근거는 마련된 상태다. 서울페이나 한국조폐공사의 chak 시스템 도입을 비교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이미 타 지자체의 성공사례가 충분히 축적된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는 발행이 시작돼야 한다.

둘째, 카드수수료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현재 계획된 예산 2억원, 1인당 최대 30만원 지원으로는 실질적 도움이 되기 어렵다.

1차 추경에서 예산을 최소 5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지원한도도 50만원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 연 매출 1억원 이하 임차 소상공인으로 한정된 지원대상도 2억원 이하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청년창업 지원을 내실화해야 한다.

행정 효율을 위해 인구청년정책과의 프로젝트를 일자리경제과로 통합하는 것은 이해하나, 이로 인해 청년창업 지원이 약화되서는 안 된다. 절감된 예산은 보조금 확대, 동명청년창작소 등 기존 시설 활용도 제고, 체계적인 창업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에 재투자 해야 한다.

넷째, 특례보증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현재 계획된 12억원으로는 실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최소 3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현행 1년인 보증료와 이자지원 기간도 2~3년으로 연장해 실질적인 금융부담 경감 효과를 높여야 한다.

다섯째, 동구청 구내식당 의무 휴일제를 지역 상생을 위해 확대해야 한다.

현재 구내식당은 월 2회 휴무를 실시하고 있으나, 이를 월 3회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구내식당 휴무일을 확대하는 것은 지역 상인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정책이 될 것이다.

위기극복의 관건은 정책의 실효성과 시의성이다. 동구가 지방세외수입 운영 평가에서 최우수 단체로 선정된 만큼,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보다 과감한 정책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체납 징수율 제고와 세외수입 관리 효율화를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투입해야 한다.

지방교부세 등 이전 재원 확보를 위한 정부와 광주시의 노력도 필수적이다.

더불어 조선대학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신용보증재단 등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분야별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 세무회계, 경영 컨설팅 등 실무에 즉시 적용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동구는 산업기반 시설이 없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위기는 곧 동구의 위기나 다름없다. 비상한 각오로 이 난관을 함께 극복해야 한다. 지금의 어려움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동구가 대한민국 골목상권 혁신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 추진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40040705500412000
프린트 시간 : 2025년 03월 07일 04: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