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균수 칼럼/ 창업 중앙역 꿈꾸는 광주역 주필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
2025년 02월 23일(일) 17: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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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역 창업밸리 조성사업’은 광주역 유휴부지에 경제적 파급력이 높은 창업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회·경제적 인프라를 개선해 쇠퇴한 도심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 공모에서 ‘광주역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선정되면서 시작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지난 2021년 지역기반 제조산업을 지원하는 ‘어울림팩토리’가 문을 연 데 이어 올 상반기 주민복합문화복지공간인 ‘푸른이음센터’가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창업밸리의 핵심시설 중 하나인 초기창업 지원시설 ‘창업스테이션’이 준공되면서 창업 지원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광주역은 2023년에 정부의 ‘도시재생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스테이션 외 광주역 창업밸리의 핵심시설들도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창업·성장기업 지원시설인 ‘기업혁신성장센터’, 연구개발(R&D) 융복합시설인 ‘복합허브센터’, 사회경제조직 지원시설인 ‘사회적경제혁신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광주역이 호남 최대의 창업센터로 태어나게 된다. 광주시는 이들 기관 운영을 통합해 창업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 때 광주·전남지역 여객·물류 운송의 중심이었다가 장기 침체기를 겪었던 광주역이 창업보육 중심센터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
광주역은 일제강점기였던 1922년 7월 1일 역사 개통 때부터 줄곧 광주의 대표적 관문이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황해도에 있는 황주역과 일본어 발음(こうしゅう, 코슈)이 같다는 이유로 전남광주역으로 불리기도 했다.
처음 광주역 위치는 지금의 광주동부소방서 일대이다. 그러다 1969년 7월 경전선 광주 도심구간 이설로 역사를 북구 중흥2동 현 위치로 터를 잡았다. 이 때문에 광주시민들은 오랜시간 현 광주역을 신역으로, 광주동부소방서 일대를 구역으로 부르기도 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역 광장은 전남대를 출발한 시위대들이 전남도청 광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잠시 쉬면서 민주화 함성을 부르짖었던 장소이다. 5·18 민주화운동의 중요한 사적지였던 것.
고속도로가 없었던 60~70년대 친척집 방문이나 돈을 벌기위해 상경하려는 지역민들은 반드시 광주역을 통해야 했다. 1981년 3월 서울에서 광주를 경유해 순천까지 이어지는 경전선에 특급열차가 운행될 때까지만 해도 광주역은 광주 최대의 관문이었다.
하지만 고속도로 개통과 고속버스의 대중화로 철도 승객이 감소하고 2000년 8월에는 경전선 효천-송정리 구간 이설로 광주역이 광주선의 종착역으로 변하면서 이용객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04년부터 광주역을 들어오던 KTX가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2015년 4월 KTX 정차역을 광주송정역으로 일원화하면서 광주역은 더욱 심각한 침체를 걷게 된다. 늘 붐비던 광주역 광장의 시민들이 사라졌고 인근 상가들도 하나 둘 비어가기 시작했다.
광주역 활성화와 시민 편의를 위해 2016년부터 광주역-광주송정역 간 셔틀 통근열차를 운행했으나 이용객 급감 등으로 이마저도 2023년 12월 18일 운행을 멈췄다.
광주역 이용객 감소는 인근 상권의 공동화를 가져왔고, 어느덧 광주역은 구도심 침체의 대명사가 됐다.
광주역 활성화는 지난 20여 년간 지역 정치권의 화두였다. KTX를 재진입 시키자는 제안에서부터 아예 광주역을 폐쇄함으로써 도심 도로구간만 단절시키는 진입철로를 없애자는 주장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용섭 시장의 민선7기 광주시는 최종 광주역을 존치하는 대신 유휴 부지를 창업 전용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철도역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시발전과 도시 역사·정체성 유지에 적합하다는 선진사례가 더해진 결정이었다.
그리고 정부의 도시재상 사업 공모에서 ‘창업’을 주제로 한 광주역 사업이 잇따라 선정되면서 광주역이 비상을 시작했다. 광주역이 개통 103년 만에 창업경제 중앙역으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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