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출신 시인과 화가 '시그림집'으로 의기투합 황청원·김양수 콜라보 출간…‘달마’ 형상화 수록 소개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
2025년 02월 27일(목) 1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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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림집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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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그림 ‘휘파람새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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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그림 ‘달 따기’ |
‘글쓰는 화가’로 통하는 일휴 김양수 작가(한국화)가 시그림집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책만드는집 刊)를 펴냈다.
이번 시그림집은 두 사람 모두 진도 출생이자 대학 선후배지간인 황청원 시인이 시를 짓고, 김 작가가 그림을 맡았다. 김 화가의 달마 그림에 황 시인이 일일이 달마(중국육조시대의 인도 승려) 시를 창작했다.
김양수 작가는 40년 동안의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인 진도로 낙향해 꾸준하게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여름 여섯번째 시화집 ‘산 아래 집 짓고 새벽별을 기다린다’를 펴낸 뒤 그해 7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진도 여귀산미술관에서 수록시와 그림을 선보이는 전시를 연 바 있다.
이번 시그림집 역시 기념전이 마련돼 있다. 전시는 오는 3월 26일부터 4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린다.
출품작은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라는 타이틀과 ‘108달마’ 부제로 108점이 출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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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그림 ‘똑똑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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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그림 ‘무소유’ |
황 시인은 시를 통해 ‘나를 보러/먼 길 왔는가/쉼 없이 왔는가/고단함 많았는가/우리 함께 잠드세/우리 함께 꿈꾸세/이 밤은’(‘먼 길’), ‘너는 집이 어디인가/나는 집도 절도 없다/마음에 붉은 꽃잎 한장 뿐’(‘무소유’), ‘기쁨이 찾아와도/슬픔이 찾아와도/여기 함께 있는 사람/무심히 돌아봐도/언제나 여기 있는 사람’(‘그 사람’)이라고 노래한다.
또 ‘너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느냐/마음 번뇌를 쓸어내고 있습니다/번뇌는 내버려두고 꽃잎을 쓸거라/다시 꽃잎 떨어질 빈자리 생길 수 있게’(‘그냥 꽃잎을 쓸다’)/‘한밤중 달 좀 봐라/거기도 길이 있구나’(‘길’)/‘밤 하늘에 걸린 저 달을/긴 장대 세워 따려 하네/이리저리 치고 휘저어도 허공중에 걸림이 없네’(‘달 따기’)라고 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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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그림 ‘무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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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그림 ‘먼 길’ |
두 저자는 서두에서 한편의 시로 “우리는 꿈꿨었다. 이 시대의 달마를//우리는 통했었다 달마를 사이에 두고/우리는 걸림 없었다 달마의 인연 끈으로/우리는 받았었다 달마가 주는 미소까지/시 짓고 그림 그리는 동안 달마는 우리의 안락처였다”고 소감을 대신했다.
김양수 화가는 전화 통화를 통해 “108달마는 처음인데, 금생의 인연으로 점 하나 찍자. 그래서 콜라보 작업을 하게 됐다”면서 “요즘 사는 게 각박한데 달마가 면벽수행하다 내려와 중생을 제도하면서 같이 세상을 아름답게 나눴듯 그렇게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달마전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황청원 시인과 김양수 화가는 진도로 묶이고 대학(동국대)으로 묶였으며 예술가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얽혀 있는 두 저자는 고향 때문에 남도의 토속적 정한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이다.
황청원 시인은 1978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 시집 ‘우리나라 새벽안개’,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 ‘늙어서도 빛나는 그 꽃’ 등과 ‘칡꽃 향기 너에게 주리라’를 비롯해 여러 권의 산문집을 냈다.
화엄사 법주사 경국사에서 수행을 했으며, 오랫동안 방송 진행자 일을 했다. 그의 노래시 ‘소금장수’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됐다. 현재 경기 안성 죽산 용설호숫가 무무산방(無無山房)에서 작업 중이다.
또 김양수 화가는 중국 중앙미술대학을 졸업, 40회의 국내외 개인전을 열었고 틈틈이 글쓰기에도 열중하고 있다. 선시화집 ‘산 아래 집 짓고 새벽별을 기다린다’ 등을 출간했다. 진도 여귀산 아래 이견토굴(怡見土窟)에서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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