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 신 해양 실크로드, 북극항로와 한반도 통일

박찬용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정치학박사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3월 10일(월) 09:17
박찬용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트럼프는 갑작스럽게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매입과 중남미지역 파나마운하의 지배권 환수를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영토확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군사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트럼프는 북극해와 연결된 그린란드에 관심이 많으며 그린란드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독립이나 미국에 편입을 결정할 경우 덴마크가 이를 방해 한다면 높은 수준의 관세를 덴마크에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해양 실크로드로 각광받는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과해 아시아 유럽 북미를 연결하는 해상운송 경로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과거에 항해가 불가능했던 북극항로가 이제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마피아식 거래꾼’ 트럼프가 국제적으로 야유를 받으면서까지 그린란드를 매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의 판단으로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매입하려는 의도는 크게 3가지가 있다. 먼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북극항로는 기존의 해상운송 경로보다 40%이상 단축되어 물류혁신이 기대되고 이 항로의 전략적 요충지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하면 북극해상교통과 물류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그린란드는 기후변화로 인해 해빙이 되면서 막대한 희토류와 석유, 천연가스등 10조달러 이상의 지하자원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으며 미국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는 필수적인 지점이다. 그린란드는 NATO 방위의 전략적 핵심이며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차단하며 미국의 미사일 조기경보와 우주감시를 담당하는 피투피크(Pituffik) 우주기지가 있어 군사적으로 중요하다. 중국이 북극항로의 중요성을 알고 이 항로를 그들의 ‘일대일로’ 전략으로 만들고자 그린란드에 군사기지를 확보하려고 하나 미국이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잇점은, 먼저, 부산항에서 유럽 물류중심지 네델란드 로테르담까지 거리가 약1만3000㎞로 수에즈운하보다 약 7000㎞ 줄어들어 항해일수가 약 10일 절약되며, 뉴욕항까지는 약 1만3000㎞로 약 5000㎞의 거리가 줄어들어 6일이상 단축된다. 둘째, 항해거리가 단축되므로 당연히 통행료가 절감된다. 현재 세계 주요 해운경로인 수에즈운하는 거리가 길고 통행료가 높으며 혼잡비용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2021년 EVER GIVEN 좌초사건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운하를 막아 일주일 동안 전 세계 해운에 큰 차질을 초래한 사례는 수에즈운하 의존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셋째, 북극항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할수 있는 경로이나 수에즈운하는 중동정세 불안과 해적활동 등으로 불안한 항로가 되었다. 지난해 홍해에서 발생한 후티반군의 공격은 수에즈운하 인근의 안전성을 위협하여 북극항로와 같은 대체경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 북극항로가 2030년 이후 상용화 될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과거 역사에서 비단길, 향신료길, 대서양 항로등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큰길들이 모두 한반도를 멀리 비켜 지나갔는데 북극항로가 처음으로 한반도를 경유하게 된다. 우리가 이 기회를 한반도 통일과 4차 산업혁명의 성공 및 선진국 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최근 미?중패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북극항로의 빙하가 녹고 항해가 활성화되는 2030년이 멀지 않았다. 한민족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우리해역을 지나는 북극항로를 우리의 상품과 문화를 실어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해상강국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께서 부산을 방문하여 북극항로의 허브기지로 부산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보더라도 이제 북극항로는 핫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고장 목포와 여수는 전진기지로 육성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야할 것이다. 며칠전 러시아 푸틴이 한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이것은 러시아가 러?우전쟁이후 신동방정책으로 한국과 전략적인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말이다. 러시아에 없는 것이 한국에 있고, 한국에 없는 것이 러시아에 있다. 이제 통일된 한민족이 북극항로와 함께 G5시대를 견인하는 강대국으로 발돋음 해야한다. 북극항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남북이 교류하는 한반도 통일은 필수적이다. 세계적인 관광대국이 되려는 북한이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원산,갈마지구’도 동해안 북극항로에 위치하고 있다. 북극항로시대에 남북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한반도 통일은 자연스럽게 가능하다. 뜻밖에도 미국이 러·우전쟁 종전방안에서 러시아편에 서고 있는 것은, 향후 러시아와 북극항로등에서 협력할 일이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는 미래는 한반도가 통일되고 한국,미국,러시아의 합종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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