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 증원 철회에도 광주 의대생들 ‘싸늘’ 올해 신입생 수업 거부…지역 복학생 20~30명뿐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
2025년 03월 10일(월) 1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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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생들이 3월 내에 전원 복귀한다는 조건으로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천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10일 광주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비어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10일 교육부와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의대생들의 3월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3월 말까지 의대생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이번 결정을 철회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교육부는 의료계가 줄곧 요구해온 2025학년도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도 발표했다. 2024, 2025학번의 동시 졸업 방안, 2024학번이 2025학번보다 6개월 먼저 졸업하는 방안, 여건에 따른 분리 교육 방안 등이다.
이러한 정부의 발표에도 학생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 신입생 상당수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서다.
신입생 전원이 입학을 마쳤지만, 선배들의 집단 휴학 기류에 궤를 같이 하는 셈이다.
다만, 전남대는 10일, 조선대는 11일까지 수강신청 정정 기간을 운영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업 참여 현황은 그 이후에 집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4학번을 포함한 휴학생들의 움직임도 미비하다.
전남대, 조선대 의대 모두 복학 신청을 마감한 가운데 각각 20여명, 10여명만 복학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단, 전국 의대가 복학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은 유동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의대생들의 복귀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앞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입장문을 내고 “학생들이 안 돌아오면 5058명을 뽑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학생을 협박할 거라면 교육과 학생을 위한다는 말을 다시는 하지 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의협도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가 제시한 내용으로는 ‘의학 교육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협의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며 “부당한 정책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사에 대해 문책이 동반된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에서는 정부가 의대 정원을 되돌림에 따라 ‘일부 의대생들이 돌아올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어 이달 말까지 의대생 복귀 규모에 맞춰 교육의 정상화 여부도 결정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정부의 발표에 의대생들이 학교에 돌아올 지는 미지수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발표가 이제 나온 만큼 여러 상황들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절차를 논의해 갈 계획”이라며 “복학 기간 연장, 학사 일정 변경 등 후속 조치는 대학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정부 차원에서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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