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탄핵 정국…모두 지쳐간다 12·3비상계엄 여파 3달 넘겨…헌재 역대 최장 심리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
2025년 03월 18일(화) 1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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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시민이 ‘최악의 내란공범은 누구인가’라는 설문에 투표를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12·3 비상계엄사태 여파가 3달 넘게 지속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일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과 경찰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변론종결 뒤 3주 가까운 시간 동안 거의 매일 재판관 평의를 열고 쟁점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탄핵 심리(소추~선고)는 앞선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때를 넘어서는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웠으며 변론 종결 후 선고까지 걸린 기간도 가장 길다.
특별기일의 선고는 통상 2~3일 전에 선고일을 고지하는데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리에 대한 반응이 지역별·세대별로 엇갈리고 있지만 깊어지는 피로감을 생각하면 신속한 결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불안정한 정국에 매 주말마다 곳곳에서 계속된 탄핵 찬반 집회를 비롯해 국론 분열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시민사회 피로감도 그만큼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탄핵 찬반 여부를 떠나 유력하게 예측했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일이 빗나가면서 불안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실제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에 지난해 12월3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접수된 상담은 총 499건이다.
이중 12·3비상계엄 이후 지난 1월31일까지 2달여간 계엄 관련 상담 건수는 350건(대면 178건·비대면 172건)으로 확인됐다.
상담 내용은 불면과 불안, 두려움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정지명씨(47)는 “뉴스를 볼 때마다 그저 답답한 심정이다”며 “결과가 어찌됐건 빨리 탄핵정국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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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시민이 ‘최악의 내란공범은 누구인가’라는 설문에 투표를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탄핵 찬반 집회 현장에 투입되는 경찰들도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다.
전체 기동대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간 탄핵 찬·반 집회에 투입된 전국 기동대는 5462개로, 1개 부대가 60명 안팎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동안 32만7000명이 집회에 동원됐다.
일각에서는 서부지법 난동사태 이후 업무 긴장도가 크게 늘었다고 푸념한다.
지역의 한 기동대원은 “지난해 12월부터 거의 매주 서울 집회 현장에 차출되고 있다”며 “장시간 버스에 대기하고 있어야 하고, 시위가 격하되면서 폭행을 걱정하는 대원들도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한동안 시위는 계속 갈 것 같아 걱정이다. 일부 대원들은 정신적·육체적 피로감이 임계치에 이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은 역대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변론종결일 기준 14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11일 만에 결정이 나왔지만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지난달 25일 변론 종결된 후 22일이 지났지만 아직 선고일조차 예고되지 않았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