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어머니의 노래’ 순회공연, 첫발부터 ‘삐끄덕’

대행업체 입찰에 5·18공법단체 문제 제기…계약 연기
1순위 A업체 "정당한 절차 선정…항의 직권남용 우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5년 03월 19일(수) 18:18
1980년 5·18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오월어머니들의 한을 노래로 승화한 ‘오월어머니의 노래’ 공연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공연대행 업체 선정을 두고 해당 사업과 관련이 없는 일부 공법단체가 항의 방문을 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계약이 연기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19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 따르면 ‘오월어머니의 노래’는 지난 2022년 서울, 부산, 광주 순회공연을 통해 전 국민과 함께 오월가치를 나누고 희생자 가족에게는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추진됐다.

특히 ‘오월어머니의 노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을 잃은 오월어머니들의 40여 년의 한을 노래로 승화한 공연으로, 가족을 잃고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어머니 15명이 가슴 속 묻은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고 있다.

해당 공연은 문체부가 입찰로 선정한 공연대행 업체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문체부는 지난달 11일 사업비 4억7680만원이 투입되는 ‘2025 오월어머니의 노래 국내·외 공연대행 용역’ 입찰 공고를 진행했다.

이후 같은 달 25일 개찰이 이뤄졌고, 지난 4일 A업체가 종합평점 99.87점(입찰가격점수 9.87점, 기술평가 최종점수 90점)으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경쟁했던 B업체는 종합평점 97.3점(입찰가격점수 10점, 기술평가 최종점수 87.3점)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공연이 첫발을 떼기도 전에 삐걱대고 있다.

B업체 관계자가 소속된 5·18공법단체가 이번 업체 선정 과정에서 무언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장의 근거는 광주 서구의회 의장이 A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서구 의원이 해당 프레젠테이션(PT) 발표를 했다는 것.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들은 전면 부인하면서, 오히려 일부 공법단체의 행동이 직권 남용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A업체는 이번 업체 선정 과정에서 B업체가 주장하는 내용을 알리지 않았고, B업체 등도 입찰이 끝난 뒤에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월어머니의 노래’ 행사는 ACC에서 주관하는 사업으로, 5·18공법단체의 ‘오월 사업’들과는 별개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공법단체 회원들은 이번 업체 선정을 두고 지난 10일 서구의회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서구의회 일원에서 ‘구도청 5월 24일 오월어머니의 노래 행사 규탄대회’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4일 조달청 입찰 결과가 나오기 전에 공법단체가 서구의회를 찾아 항의한 사실도 확인되면서, ‘입찰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오월어머니의 노래’ 공연을 진행한 B업체가 공연 당시 ‘가족이 함께하는 무대’에 외부인을 서게 해 공연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B업체와 일부 공법단체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 정당한 입찰 과정을 거쳐 선정된 것이다”며 “해당 사업과 관련이 없는 공법단체가 앞장서 항의하는 것은 오히려 직권남용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의 주인공인 오월어머니들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오월 관련 행사라고 해서 무조건 오월 단체 관련 업체가 해야 된다는 관습도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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