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선 차출론에 "마지막 소명 다할 것" 국무회의서 '불출마 시사' 해석도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
2025년 04월 14일(월) 16: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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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 |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한미 간 통상 협상 문제와 관련해 “이제 미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의 시간에 돌입했다. 정부와 민간의 대응 역량을 총결집해 국익을 지켜 나가는 데 사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미국발(發) 관세조치 등 우려되는 통상 문제 대응을 ‘마지막 소명’으로 여기겠다는 뜻이지만, 한편으로 자신에 관한 출마설이 확대 재생산되는 시점에서 불출마를 시사한 것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앞서 한 대행은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에서 자신의 탄핵 심판이 기각된 직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서도 국정의 안정적 운영·관리에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한 대행 차출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일 헌재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직후부터 점점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의 대결에서 큰 폭으로 뒤지고, 미국발 통상 마찰이 최대 이슈로 부상하면서 ‘미국통’, ‘경제통’이라는 한 대행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행이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의사를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라는 취지로 답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출마론이 불거졌다.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진영 후보와 일대일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내놓고 있다.
대선에 출마할 공직자의 최종 사퇴 시한은 다음 달 4일이고, 국민의힘 후보 확정은 다음 달 3일이다.
한 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면 15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해야 하기에 물리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과 대선 경선에 나설 후보들은 한 대행 출마설을 비판하고 있다.
한 영남권 지역구 의원은 “대통령 궐위 상황에 국정 컨트롤타워라는 중책을 내려놓고 선거에 나오겠다면 국민이 지지하겠느냐. 당에도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CBS 라디오에서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할 분을 출마시킨다는 것도 상식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출마 의사가 없는 분에게 계속 (출마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당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앞서 “오늘 국무총리가 양 교섭단체에 양해도, 의장의 허가도 없이 일방적으로 불출석했다”며 “진작부터 예정된 대정부질문에 다른 일정 때문에 불출석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 한 대행이 15일 오후 기아 오토랜드 방문차 광주를 찾을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대행은 이날 오후 4시께 기아 오토랜드에 들러 미국발 관세조치 등 통상 정책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 후 5시 30분께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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