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소비자 ‘윈윈’…유통 선순환 효과

[다함께 꿈꾸는 행복] <2>농협 ‘도농상생 공동사업’
농촌은 지속가능 생산…도시는 안전 먹거리 소비
로컬푸트직매장·산지공판장 등 광주·전남 7곳 운영
서광주·화순 능주 등 매출 쑥쑥…문화·경제 전반 긍정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2025년 04월 15일(화) 16:07
14일 오후 농협중앙회가 ‘도농상생 공동사업’으로 추진한 화순 능주농협 로컬푸드복합문화센터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2>농협 ‘도농상생 공동사업’
농협중앙회가 추진 중인 ‘도농상생 공동사업’이 도시농협과 농촌농협 간 상생협력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소비시장을 보유한 도시의 농축협과 생산기반이 있는 농촌의 농축협이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하거나 다양한 경제사업을 통해 도-농 균형발전을 촉진하고 농업인 소득을 높이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14일 농협중앙회 광주본부와 전남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전남지역 도시농협과 농촌농협이 총 7건의 도농상생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별로는 공동운영 투자형 1건, 단순지분 투자형 2건, 조합공동사업법인 설립형 1건, 조합공동사업법인 가입형 2건, 유통채널 제공형 1건 등이다.

사업 방식도 로컬푸드직매장, 농산물판매장, 하나로마트, 산지공판장, 주유소 등으로 다양하다.

광주·전남에서는 서광주농협(도시농협)과 화순 능주농협(농촌농협)이 합작해 지난 2023년 3월 문을 연 능주농협 로컬푸드복합문화센터(로컬푸드직매장)가 대표적인 도농상생 공동사업으로 꼽힌다.

센터는 2020년 부지 확보 후 2년 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서광주농협(30억원)과 능주농협(55억원)이 공동으로 85억원을 투자한 도농상생 공동투자 사업(공동운영 투자형)으로 광주·전남에서는 최초다.

센터는 총면적 5544㎡, 건물 면적 2046㎡ 규모로 로컬푸드 직매장과 생필품을 할인판매하는 하나로마트, 공동작업장, 힐링플라워, 로컬카페, 공유부엌, 농가교육장 및 체험장, 창고 및 휴게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개점 첫해인 2023년에는 10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116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12.6%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번 사업으로 소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농촌농협들에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며 공동사업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센터는 올해 복합문화센터 공간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늘려 로컬푸드 판매를 넘어 로컬 문화·예술·경제 전반에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도시·농촌 농협이 조합공동사업법인을 만들어 생산한 농산물을 도시농협 매장을 통해 판매하는 모델도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광주 하남농협과 광양농협·광양동부농협·진상농협·다압농협·광양원예농협 등 5개 농협이 3억6000만원을 균등출자해 연매출액 230억원을 목표로 광양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광양 매실 판매를 위해 농협중앙회와 함께 상생행사를 벌이고 있으며 홈앤쇼핑, 공영쇼핑, NS쇼핑 등 TV홈쇼핑 판매도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광주 송정농협과 영암지역 8개 농협이 8억1000만원을 공동 출자해 영암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을 출범시켰다. 이곳에서는 무화과·고구마·풋고추·멜론·배·단호박 등을 취급한다.

이들 사업장은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큰 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매출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타지역 농협과 사업을 추진한 사례도 있다.

완도 청산농협과 남서울농협은 지난 2023년 12월 남서울농협 지점에 완도 농특산물 판매장을 설치하는 ‘유통채널 제공형’ 사업을 시작했다. 도시농협이 자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일부에 농촌농협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기 위한 장소를 제공하고, 농산물 판매액을 농촌농협과 도시농협의 경제사업 실적으로 동시에 인정받는 방식이다. 남서울농협은 나주지역 14개 농축협과 38억원을 들여 설립한 나주시조합공동법인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영동농협과 나주 금천농협이 각 15억원씩 총 30억원을 투자해 하나로마트 신축 투자사업(단순지분 투자형)을 진행했으며, 서울원예농협과 영암농협은 39억원을 들여 주유소 신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농상생 공동사업이 활성화하고 있는 데에는 농협중앙회의 역할도 한몫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공동사업 투자금의 80% 이내에서 ‘지원자금’을 최대 200억원, 최장 3년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있다. 또 스마트팜 등 우대사업에 대해선 운영자금 100억원을 3년간 이자 없이 지원한다. 공동사업 손실 발생 시 최대 50억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도시농협의 공동사업 참여를 ‘도시농협 역할지수 평가’에 반영하고, 사업 투자금액만큼 도농상생 기금 출연액을 경감해준다.

농협 전남본부 관계자는 “지역본부가 도시농협을 발굴하고 중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로 계통 간 상생을 실천하겠다”며 “특히 수도권과 특·광역시의 도시농협을 대상으로 도농상생 공동사업 유치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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