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세론 쏠려…사실상 본선준비 체제로 계엄·탄핵에 "뭉치자"…경쟁과열 4년 전도 교훈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
2025년 04월 21일(월) 17:13 |
이 후보는 지난 19일 충청권에 이어 20일 영남권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누적 득표율이 89.56%에 달하는 강력한 득표력을 보여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 후보의 독주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이번 주말인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경선을 앞두고 있지만 이번이 주말과 휴일이 경선의 피날레가 될 전망이다.
27일까지 합산 득표율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 간에 결선 투표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후보가 압도적 선두를 형성하면서 추격자 입장인 김동연, 김경수 후보는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과 유권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 경선에서 이 후보와 차별성 있는 정책 등을 앞세워 역전을 노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난 19일 충청권 경선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득표율 7.54%로 2위, 김경수 후보는 득표율 4.31%로 3위를 했다.
20일 영남권 경선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득표율 5.93%, 김동연 후보는 3.26% 득표율을 기록했다.
충청권에서는 2·3위 후보의 득표율 합이 11%를 넘었지만, 영남권에서는 두 후보의 득표율 합이 10%에 못 미쳤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의 압도적 독주체제가 이번 경선 시작 전부터 예고됐던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대선 후보 경선을 거쳤고, 이후 2년 8개월 동안 당 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면서 친명(친이재명) 성향 당원들이 대거 늘어난 반면 비명(비이재명)계의 세는 위축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을 겪으면서 당내에서는 ‘이 후보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또 4년 전 대선 경선에서 후보 간 경쟁이 과열돼 결국 대선에서 패배했던 상황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해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고. 대통령을 탄핵하는 참담한 결과에 이른 것이 되려 큰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이를 되돌리려는 세력이 나타나 우리도 그냥 물러설 수는 없다는 분위기”이라며 “들춰 보면 내부의 불만이나 개별 후보의 미흡한 점도 있겠지만 지금은 전시에 준하는 상황이니 작은 것을 따지기보다 대의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역대 최고의 당심 결집이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 15대(1997년) 대선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 경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올린 득표율 78.04%였다.
16대 대선(2003년)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선 득표율은 72.2%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올린 득표율은 57.0%였고, 2021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올린 득표율은 50.29%였다.
이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발언’ 등은 철저하게 삼가는 모습이다.
남은 경선 기간 안정적인 경선 관리에 신경 쓰는 동시에, 정책 관련 일정에 힘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민생경제는 물론 외교·안보 등 정책 분야에서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 중도층 표심을 견인하고 본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 간담회에 참석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한 투자업계 관계자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민주당이 추진하다가 정부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무산된 상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대선에 승리할 경우 이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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