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선대위, 정호용 위촉 논란…5시간 만에 취소 5·18 45주년 목전 민주화역사 부정하는 격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
2025년 05월 15일(목) 16:14 |
![]() |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을 주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상임고문으로 지난 14일 위촉했다가 5시간 만에 취소했다. [연합뉴스TV영상캡처] |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목전에 두고 민주화의 역사를 부정하고 광주의 아픔의 기름을 붓는 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추천 인사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변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광주 학살 책임자 영입 시도라니 또 쿠데타를 벌일 셈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지난 14일 오후 6시 40분께 정 전 장관 등을 포함한 상임고문 14명의 인선을 발표했다가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자 발표 5시간 만인 지난 14일 밤 11시 38분께 상임고문 위촉 취소를 공지했다.
정 전 장관은 신군부 ‘핵심 5인’ 중 유일한 생존자로,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하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특전사령관으로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시민군을 무력 진압한 혐의 등으로 1997년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15일 “원로들로부터 추천받은 명단을 취합해 정리하는 과정에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문수 대선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방 일정을 3일 하면서 그런 일이 있었는데 업무상으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저와 상의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선대위 인선과 관련해 후보가 일일이 챙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임명 자체를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선대위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전날(14일) 국민의힘이 밤에 정호용 씨, 학살의 원흉이라는 표현까지 썼던 인물을 5·18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영입해 발표하려 했다”며 “국민을 통합하라고 했더니 친윤(친윤석열) 세력과 5공(5공화국) 세력을 통합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단적으로 김 후보가 12·3 비상계엄과 내란 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사과하거나 반성하고 단절을 선언하지 못해서 이미 내란죄로 처벌받은 그런 인물들을 선대위에 합류시키는 것 아니겠는가. 김 후보와 국민의힘의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라고 했다.
선대위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목전에 두고 광주 학살 책임자를 선대위에 상임고문으로 영입하다니 김 후보는 제정신인가”라며 “광주 학살 책임자 영입을 시도한 김문수 후보는 또 쿠데타를 벌일 작정인가”라고 비판했다.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힘이 14일 자행한 반역사적 몰지각한 행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주기에 5·18 진압 작전을 지휘한 사람을 버젓이 내세워 모욕한 짓으로 매우 경악스럽다”며 “광주시민의 이름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며“5·18 당시 발포자 규명과 내란집단의 부정축재 재산 환수 등 미결과제 청산이 필요하고, 특히 내란범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개헌을 통해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하루빨리 수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김문수 후보가 지난 12일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는데, 과거 계엄 확대와 내란 주도자로 지목된 정호용과 윤석열 변호인인 석동현 등을 선대위에 영입한 것은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될 뿐만 아니라 내란세력의 회귀를 획책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이성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