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이-솔테크

레고처럼 조립하는 차세대 모듈러 공법 ‘선도’
주요 부재 대부분 사전 제작 후 현장서 조립
단열재 겹겹이 쌓아 열교 해결 기밀성 확보
정보의료기술 탑재 챔버로 CES2025 혁신상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5년 05월 20일(화) 17:43
송종운 이-솔테크 대표가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레고로 집을 짓는다면?’ 한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뗐다가 다시 붙일 수 있는 건축방식인 ‘모듈러 공법’이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광주 광산구 산월동에 위치한 이-솔테크(E-SOLTEC·대표 송종운)는 모듈러 공법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에서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과 기밀 성능을 내세우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CES2025 광주공동관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주요 부재의 상당 부분을 사전 제작한 후 운반해 현장에서 조립 및 설치하는 OSC(Off-Site Construction) 일환인데, 기존 대비 공기 단축이 가능하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어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적인 건축물은 철근콘크리트(Reinforced Concrete) 공법으로 시공이 이뤄진다. 철근을 세운 뒤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지는 식이다.

반면 모듈러 공법은 단위 유닛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 현장에서 이들을 하나씩 쌓고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철근콘트리트 공법 대비 약 50% 가량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창립한 이-솔테크의 주력 상품은 ‘에너지 절감 자립형 모듈러’ 구조물이다.

이-솔테크의 모듈러 구조물은 타사의 같은 제품과 확연한 차별화를 두고 있다. 대개 모듈러 공법은 쉽고 빠르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열, 기밀, 방수 등이 난제다.

이-솔테크는 모듈러 공법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타 업체의 경우 대개 부재를 70% 가량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이-솔테크는 85% 가량을 완성한다.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빠르게 조립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단축된다.

이-솔테크의 스마트 음악 진료소
또 구조적 안전성도 강점이다. 28~90㎝의 가변형 패널이 베이스, 상·하부 프레임을 이루고 있고, 약 240개의 특수볼트를 사용해 결합 변형이나 뒤틀림에 우수하다. 특히 프레임 금속이 약 7㎜(7T)에 달해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끄떡없다.

확장성과 에너지 절약 면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최소 28~90㎝까지 유닛 연결을 통한 단품 제품 크기 확장이 가능하며, 다양한 에너지 절감 패널을 사용, 최소 10㎡~40㎡까지 단품 크기를 확장할 수 있다.

일반적인 모듈러 구조물은 열교현상에 취약하다. ‘열교’는 열이 이동하는 다리라는 뜻으로 건물에서 단열이 끊기거나 약한 부위를 통해 열이 집중적으로 전달되는 현상이다. 열교로 인해 단열 성능이 저하되면 열손실이 많고, 에너지가 소모돼 결로 현상으로 이어진다. 철골 모듈러의 경우 일반적인 콘크리트와 달리 철강재를 통해 열이 전달된다.

이에 이-솔테크는 철판만 이어붙이지 않고, 단열재를 겹겹이 쌓고 최대 90㎝ 크기의 패널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열교현상을 극복, 에너지 자립률 1등급을 획득했다. 또 이같은 방식으로 최고 수준의 기밀성을 구축, 결로 방지 등을 해결했다.

이와 함께 잦은 이동에도 변형이 없어 건축물을 이동해 장기 재사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친환경적이며, 수명을 다한 제품 폐기 시 85% 이상의 자재(금속 및 단열재)를 재활용하거나 재가공 할 수 있다.

무궁무진한 조합 방식도 특징이다.

송종운 이-솔테크 대표
H빔과 결합하거나 다층 모듈과 결합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쉽게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다. 두개의 모듈을 부착해 중형 규모로 확장할 수 있고, 모듈과 모듈 간 연결부 확장이 가능, 이 연결부 역시 별도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솔테크는 공식적으로 290개의 조합방식을 보유 중이다.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과 목적에 따라 유연한 건축 설계가 가능하다.

이처럼 기능성과 안전성, 환경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이-솔테크의 모듈러가 탄생하기까지 송종운 대표의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다.

삼성전자 출신인 송 대표는 IT, 마케팅, 고도 기술개발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은 뒤 이-솔테크를 창업했다.

하지만 안전하고 기능성을 갖춘 모듈러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았고, 수 천번 도면을 그리는 시행착오 끝에 이-솔테크만의 제품 완성에 성공했다.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이-솔테크의 기술력은 빛을 발했다. 의료진과 의심환자 공간을 완벽 분리하고 비말과 공기흐름까지 차단하는 음·양압시스템, 냉·난방시설 등을 갖춘 ‘풀 자동화 선별진료소(ASCC)’를 개발한 것이다.

이 제품은 의료진과 의심환자 간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검체를 채취하는 음압실과 의료진의 대기공간인 양압실을 구분한 무접촉 선별진료소다. 의심환자가 있는 곳은 음압, 의료진의 공간에는 양압이 흘러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체온측정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출입인가 램프와 스피커를 통해 대기 환자를 통제 할 수 있다. 접촉 최소화를 위한 자동도어시스템도 자랑한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은 각종 인증 취득과 수상을 휩쓸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굿디자인 AWARD 최우수상, 국토교통부 친환경주택 신기술 개발 유공 정부포상, 조달청 우수제품 취득, 말레이시아 CHG그룹 캐슐 호텔 개발, 한국발명진흥회 글로벌 IP스타기업 선정, 특허청 중소기업 지식재산 경영인증 취득, 뉴질랜드 MBIE 다중 승인 통과 등이다.

완성된 모듈러를 옮기고 있는 송종운 이-솔테크 대표
특히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2025에서 ‘Human Security for all’ 부분 혁신상을 수상하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CES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박람회다. 세계 각국 혁신기업들이 참가해 정보통신기술(IT),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등 최신 기술을 선보이면서 세계 시장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당시 이-솔테크는 고효율·고기밀 모듈러 기술에 급·배기 선택 분리 환기, 공조 일체형 빌트인 시스템 등 정보의료기술(IMT) 기능을 탑재한 ‘모듈러 의료 챔버’를 선보였다.

이 챔버는 오염구역인 검채채취실에서 환자로부터 발생한 바이러스가 효과적으로 배출되고 적정한 차입이 유지돼 청정구역인 의료진 검사실에서 검출되지 않는지 확인한 결과, 교차오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평소에는 일반 주택으로 사용하다 감염병 확산 등 위기 상황이 벌어지면서 차압 모듈러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각기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다가도 한 곳에 모아 가변형 커넥터를 연결하면 음압병동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미국의 음압병동의 가격이 3억5000만원 가량되는데, 이-솔테크의 제품은 이보다 절반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이-솔테크의 모듈러 구조물이 기능성 가격 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CES 전시회 후 미국 지방정부 2곳과 다목적 모듈 재난 주택 및 의료 건축물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일본, 멕시코, 캐나다, 브라질 등 12개국 기업 대표과의 만남이 예정 돼 있다.

이-솔테크의 모듈러
송종운 이-솔테크 대표는 “회사 명칭은 에너지 솔루션 테크놀러지에서 착안, 이에 걸맞게 세계 최고의 에너지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건축 외에 의료분야까지 전혀 다른 업종에서 혁신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조합법과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 재배치·재사용 가능한 다목적 모듈러 건축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창출하겠다”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등 다양한 수요처에 공급, 세계 건축과 의료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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