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회보 기록’ 청년 박용준 이야기

극단 토박이, ‘광천동 청년 용준씨’ 23~24일 민들레소극장
5·18민중항쟁 기념공연…투사회보와 민주화 가치 조명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2025년 05월 22일(목) 16:44
극단 토박이는 제4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공연 ‘오월휴먼시리즈-광천동 청년 용준씨’를 23~24일 동구 민들레소극장에서 연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80년 5월 투사회보를 필경했던 스물다섯 청년 박용준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오월연극이 선보인다.

극단 토박이는 제4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공연 ‘오월휴먼시리즈-광천동 청년 용준씨’를 23일 오후 7시30분과 24일 오후 3시 동구 민들레소극장에서 연다.

극단 토박이의 오월휴먼시리즈 첫번째 연극 ‘광천동 청년 용준씨’는 5·18민중항쟁 당시 투사회보를 필경했던 스물다섯 고아 청년 박용준의 이야기다. 모든 언론이 80년 5월 광주를 불순분자들의 소요사태라고 거짓 보도할 때 박용준은 뾰족한 쇠철필로 투사회보에 참혹한 역사를 또렷이 새겼다. 수천장의 투사회보를 쓴 그의 손은 살갗이 벗겨지고 퉁퉁 부었지만, 5월 27일 총을 들고 자신을 진심으로 보듬어 안아준 광천동 형들과 죽음으로 항쟁했다.

극의 줄거리는 이렇다. 1978년 들불야학 단합대회에서 용준과 상원, 영철 등 여러 야학생들은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고아인 용준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신협 교도원에 취직하고, 영철은 잠잘 곳조차 없는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기꺼이 가족으로 맞이한다.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가족의 품에서 용준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1980년 비극이 찾아오면서 평온한 일상이 깨진다.

극단 토박이는 제4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공연 ‘오월휴먼시리즈-광천동 청년 용준씨’를 23~24일 동구 민들레소극장에서 연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극단 토박이는 제4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공연 ‘오월휴먼시리즈-광천동 청년 용준씨’를 23~24일 동구 민들레소극장에서 연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광천동 청년 용준씨’는 불운한 운명에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개척한 박용준이 꿈꾼 세상과 그와 함께한 광천동 사람들의 순결성 그리고 투사회보가 이후 세대에게 간절히 전하고자 했던 숭고한 인간애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작품은 주인공의 내면을 드러내는 또 다른 ‘나’라는 분신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에 잠재된 상처, 불신, 갈등, 희망 등의 심리와 스물다섯 청년이 두려움에 맞서 마지막 순간까지 총을 들고 항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투사회보 1호부터 10호의 내용을 인형이나 가면, 미니어처, 깃발 등 상징화된 사물과 음악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구현한 점도 특징이다.

작·연출은 박정운, 구성은 극단 토박이, 음악은 박성언이 맡았다. 박용준 역에 김영택, 박용준 그림자 역에 고영욱, 김영철 역에 김정훈, 윤상원 역에 박정운, 김영철 아내 역에 임해정, 영심이 역에 최혜민 등이 출연한다.

극단 토박이 관계자는 “어느 해보다 뜻깊은 5월이다. ‘광천동 청년 용준씨’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5·18민중항쟁의 정신을 나누고 기억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극단 토박이는 1983년 11월에 창단, 광주에서 연극 활동을 하고 있는 창작극 중심의 전문공연단체다. 이웃의 삶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진정한 웃음과 눈물을 연극예술로 재창조해 인간성의 전진, 사회와 역사의 진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오월극 ‘금희의 오월’, ‘모란꽃’, ‘청실홍실’, 가족극 ‘꽃이여 바람이여’, 청소년극 ‘죽기살기’ 등이 있다.

공연 입장료는 일반·대학생 1만5000원, 청소년·단체(10인 이상) 1만원. 문의 062-222-6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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