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건축·구조물 화재 급증세…예년 3배 1~5월 710건·피해액 288억원…금타 화재 미반영 전문가들 "철저한 관리 감독·시민의식 개선 필요" 양홍민 기자 yhb9792@gwangnam.co.kr

2025년 05월 26일(월) 18:21

지난 17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직원 1명이 허리 등을 다치고 소방대원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올해 들어 광주·전남의 건축·구조물 화재 건수가 폭증하면서 재산 피해도 전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까지 포함되면 올해 건축·구조물 화재로 인한 피해액은 훨씬 많아질 전망이다.

26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5월20일까지 광주·전남지역 건축·구조물 화재는 710건(광주 216건·전남 49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광주·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전체 화재 1315건(광주 310건·전남 1005건)의 중 절반 이상(53%)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2022년 808건(광주 217건·전남 591건), 2023년 752건(광주 188건·전남 564건), 2024년 613건(광주 175건·전남 438건) 등으로 최근 3년간 주춤했던 광주·전남 건축·구조물 화재는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른 재산 피해도 폭증했다. 지난 20일까지 확인된 건축·구조물 화재 재산 피해는 287억9209만원(광주 79억6570만원·전남 208억2638만원)에 달했다.

2022년 132억9505만원(광주 11억655만원·전남 121억8850만원) 2023년 126억7231만원(광주 23억4115만원·전남 103억3115만원), 2024년 92억1340만원(광주 22억320만원·전남 70억1020만원) 등 예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근에 일어난 화재 피해액은 아직 산정되지 않아 실제 피해액은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소방당국의 판단이다.

인명 피해도 심각했다. 지난 20일까지 파악된 건축·구조물 화재 사상자는 66명(사망 6명·부상 60명)이다.

2022년 42명(사망 9명·부상 33명), 2023년 32명(사망 6명·부상 26명)에서 2024년 36명(사망 16명·부상 20명)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는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17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무려 77시간 만인 20일 오전 11시50분 완전히 진화됐다.

‘공룡알’로 불리는 고무성 가연성 자재 200여개에서 불씨가 살아나며 잔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공장 서쪽(2공장)의 50~65%가 유실됐다.

이 사고로 금호타이어 직원 1명이 골절상을 입고 소방대원 2명이 화상을 입는 등 총 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아직 잔불처리 작업으로 피해액은 산정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현장 감식 등을 통한 추산이 종료되면 올해 건축·구조물 화재로 인한 피해액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31일에는 광산구 신가동의 한 종합병원 직장어린이집에서 10대 청소년이 버린 담뱃불로 인해 건물 외벽과 내부 전소, 차량 9대가 타는 등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이 불로 인해 약 3억92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어린이집 원생과 교사 등 50명이 긴급 대피했고 7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노선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소방설비는 설치 초기 오작동이 잦아 이를 무시하면 실제 화재 신호에도 반응이 늦어질 수 있다”며 “경보가 울렸을 때 ‘또 오작동이겠지’ 하는 식의 무관심은 치명적인 대응 지연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은 불씨라도 즉시 119에 신고하고 과할 정도로 초기 대응이 이뤄져야 대형 화재를 막을 수 있다”며 “설비 노후화, 점검인력 부족, 외주 의존 등 구조적 문제에 따른 관할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