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슬으슬' 감기와 비슷한 여름 불청객 ‘냉방병’

최근 5년 레지오넬라증 환자 139명…60대 이상 82%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5년 07월 03일(목) 17:50
광주 광산구 보건소 감염병관리과 직원들이 여름철 레지오넬라증 예방을 위해 다중이용시설에서 수계시설 환경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직장인 김모씨(33)는 사람이 붐비지 않은 아침 일찍 시내버스로 출근하고 있다. 버스에 오르면 강한 에어컨 바람에 순간 기분이 좋지만 40~50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몸을 움츠리게 된다. 운전기사에게 에어컨을 꺼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다른 승객들 눈치를 보느라 에어컨 송풍기를 잠그거나 방향을 돌린다.



최근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 가동이 늘고 있어 냉방병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에서 최근 5년간(2021~2025년 6월) 냉방병으로 분류되는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총 139명(광주 43명·전남 96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47명(광주 15명·전남 32명), 2022년 43명(광주 16명·전남 27명), 2023년 17명(광주 3명·전남 14명), 2024년 24명(광주 6명·전남 18명), 2025년 6월까지 8명(광주 3명·전남 5명)이다.

특히 레지오넬라증 환자 중 60대 이상 환자는 총 115명(82.7%)이며, 광주 33명, 전남 82명이다.

같은 기간 전국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총 1961명으로, 연도별로는 2021년 383명, 2022년 415명, 2023년 476명, 2024년 452명, 2025년 6월까지 235명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광주시, 나주시, 여수시, 광양시, 순천시, 담양군, 곡성군, 구례군, 장성군, 화순군, 고흥군, 보성군, 장흥군, 강진군, 완도군, 영암군, 무안군, 영광군에 폭염경보를, 목포시, 해남군, 함평군, 신안군(흑산면 제외), 진도군, 거문도, 초도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광주와 전남 지역에는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더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무더운 날씨로 인해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외부 온도와 실내 온도의 차이로 인해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3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레지오넬라증은 냉난방 시스템, 냉각탑, 온수 시스템, 식료품점의 야채 신선도 유지를 위한 연무기 등에서 레지오넬라의 농도가 높게 유지될 수 있다. 특히 25~45도의 따뜻한 물에서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물방울 입자 형태의 레이오넬라균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입돼 감염이 발생하지만 사람 간 전파는 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더라도 기침,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증상을 보이다가 특별한 치료 없이 1주일 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만성폐질환자, 면역저하자(장기이식, 면역억제제 복용), 암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

레지오넬라증 예방을 위해서는 냉각탑 청소·소독, 실내 온도 25~28도 유지하기,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 열어 환기하기 등을 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법정 감염병으로 관리를 시작한 이후 레지오넬라증 집단 발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냉온수 급수 시스템을 사용하는 건물이나 시설의 증가 등으로 언제든지 집단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냉방기의 사용이 많아지는 지금 주기적인 청소와 소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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