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 영화 세계 ‘컬트 영화 거장’ 만난다

광주극장-광주시네마테크, ‘데이비드 린치 회고전’ 3일부터 한 달간
고전 ‘이레이저 헤드’·칸 황금종려 ‘광란의 사랑’ 등 8편…시네토크도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2025년 07월 03일(목) 17:57
‘광란의 사랑’ 스틸컷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연출과 초현실주의적 미학으로 독자적 영화 세계를 구축한 거장 데이비드 린치(1946~2025).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회고전이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극장과 광주시네마테크는 올해 초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으로 많은 영화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데이비드 린치 감독을 기억하며 그의 작품 회고전을 지난 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광주극장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감독’, ‘한 시대를 대표한 컬트 영화의 제왕’ 등 수많은 수식어로 불린 데이비드 린치는 1946년 미국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한때 화가를 꿈꿨다. 그는 첫 영화인 단편 애니메이션 ‘여섯개의 형상들’을 만들며 화가를 꿈꾸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영상매체에서 발견한다.

첫 장편영화 ‘이레이저 헤드’는 한 남자의 복잡다난한 감정을 실험적 영상과 내러티브로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컬트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며 린치 영화세계의 명확한 출발점이 된다.

린치는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블루벨벳’과 ‘광란의 사랑’,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허망을 독특한 시선으로 풀어내 TV 시리즈로 먼저 주목받은 ‘트윈픽스’ 등을 발표했다. 이후 ‘로스트 하이웨이’와 ‘멀홀랜드 드라이브’ 등으로 영상적 고민을 치열하게 담아내며, 동시대 거장 감독 대열에서 당당히 ‘마스터 피스’로 자리잡았다.

‘블루 벨벳’ 스틸컷
‘멀홀랜드 드라이브’ 스틸컷
‘트윈픽스’ 스틸컷
이런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레종도뇌르 훈장과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평생공로상,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받은 그는 올해 초 향년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린치의 데뷔작부터 근작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숱한 마니아를 열광케 하며 린치의 작품 세계 시작을 알린 컬트영화의 고전 ‘이레이저 헤드’(1977)와 실존했던 존 매릭을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남다른 외양 안에 깃든 고귀한 영혼을 그려낸 ‘엘리펀트 맨’(1980), 컬트 영화감독으로서 데이비드 린치의 명성을 되찾은 동시에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작품 ‘블루 벨벳’(1986) 그리고 ‘제43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광란의 사랑’(1990)을 상영한다.

린치에게 인기와 명성을 안겨준 TV 시리즈 ‘트윈 픽스’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트윈 픽스’(1992), 린치의 작품 중 꿈의 풍경을 가장 강렬하게 전달하는 작품으로, 마를린 맨슨, 데이비드 보위 등 유명 뮤지션이 대거 참여한 O.S.T가 함께 각광을 받은 ‘로스트 하이웨이’(1997), 잔디깎이 기계를 타고 형을 만나기 위해 여정을 떠난 앨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드무비 ‘스트레이트 스토리’(1999)도 선보인다.

또 현실과 환상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린치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 영화로, BBC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카이에 뒤 시네마가 뽑은 ‘2000년대 베스트 1위’로 선정된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까지 8편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25일은 김병규 영화평론가의 ‘스트레이트 스토리’ 시네토크가 마련돼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상영 정보는 광주극장 네이버카페에서 확인하면 된다. 관람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9000원, 실버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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