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넘어 타격까지’ KIA 김호령, 그라운드 호령

롯데와 주말 2차전서 개인 첫 멀티포·그랜드슬램
팀 공백 메우는 맹활약…커리어하이 시즌 정조준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5년 07월 06일(일) 17:22
KIA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이 ‘수비 전문’을 뛰어넘어 타격에서도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올 시즌 백업으로 시작한 그가 주전급으로 성장하며 팀 승리를 이끌고 있는 것. 이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커리어하이 시즌을 노려볼 수 있는 기세다.

김호령은 지난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의 주말 2차전 경기에서 중견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김호령의 활약에 힘입어 13-0 대승을 거둔 KIA는 이날 3연승 달성과 동시에 리그 단독 2위(45승 3무 35패)로 올라섰다.

이날 김호령은 팀이 2-0으로 앞서 있던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의 3구째 146㎞ 직구를 걷어 올려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올 시즌 개인 45번째 경기 만에 터진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그는 4회말에도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려낸 뒤, 고종욱이 땅볼을 친 사이 홈으로 질주해 득점을 올렸다.

백미는 5회말 타석이었다.

김호령은 무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올랐다. 상대 초구를 골라낸 그는 2구째 129㎞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쳤다. 이 타구는 중앙 담장을 넘어가 관중석에 떨어갔다. 비거리 125M의 그랜드슬램. 6-0으로 앞서던 KIA는 이 쐐기 만루 홈런으로 10-0까지 격차를 벌렸다.

이후 두 타석에 김호령은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데뷔 이후 최고의 경기였다. 그가 한 경기 만에 멀티홈런을 때린 것은 개인 통산 처음이다. 특히 만루 홈런 역시 개인 첫 기록이다.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102순위로 KIA에 둥지를 튼 이후 최고의 활약이었다.

그동안 김호령은 수비 전문 선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수비에서는 확실히 남다른 활약을 선보였다. 남다른 그의 중견수 수비 범위는 ‘호령존’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에 중견수 수비에서는 박해민(LG트윈스)과 더불어 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받았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데뷔 첫 해 103경기에서 257타수 56안타 1홈런 21타점 타율 0.218을 기록했다. 이듬해 2016시즌에는 타율 0.267을 기록한 것이 커리어하이었다. 이후 2할 초반 타율을 유지하던 그는 2022시즌 타율 0.273을 기록했으나, 54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더욱이 2023시즌(타율 0.179)과 2024시즌(타율 0.136)에는 1할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까지 통산 기록은 670경기 타율 0.236. 그의 특출난 수비가 아니었다면 출전기회를 얻기 힘든 타격 수치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사실 시작은 2군이었다. 이후 나성범과 박정우의 부상이탈, 최원준의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1군에서 뛰기 시작했다.

5월까지는 타율 2할 초반을 유지했던 그는 6월부터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였다. 6월 한 달간 타율 0.271을 기록했다. 이 기간 2루타만 8개를 때려냈고, 그가 2루타를 치는 경기에서 패배는 없었다.

7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올 시즌 성적은 45경기 134타수 37안타 2홈런 21타점 타율 0.276 OPS(출루율+장타율) 0.792.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커리어하이’를 달성할 수 있다.

특히 부상병들로 허덕였던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KIA는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있어 대체 자원들의 활약이 절실했다. 최근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쳐주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겸한 김호령의 활약이 팀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

그 결과 팀 순위도 6일 경기 전 기준 단독 2위까지 올라섰다. 리그 1위 한화와는 3.0게임차. 2년 연속 우승이라는 팀 목표에 가까워졌다.

잇몸 야구에서 ‘임플란트’ 야구를 선보이고 있는 KIA. 그 중심에는 김호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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