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한빛원전, 지역민 신뢰 먼저 쌓아야

이산하 지역사회부 차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7월 09일(수) 14:04
한빛원자력발전소에서 모조품 베어링 다수가 납품돼 논란이 됐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곳에 이른바 ‘짝퉁’ 자재가 유통되면서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심지어 납품받은 베어링 314개 중 92개가 모조품이라 밝혔던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으며, ‘모조품 베어링을 창고에 보관 중’이라던 주장마저 사실이 아니었다. 해당 베어링은 기기에 설치된 뒤 주기교체로 폐기되기도 했으며, 현재 기기에 197개나 설치돼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원전이란 특이성을 갖춘 시설에서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단순한 실수가 우리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어서다.

때문에 ‘원전은 안전한 에너지 생산 시설’이라 부르짖고 있음에도 주민들은 ‘신뢰’를 이유로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의 반대는 핀란드, 스웨덴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핀란드의 경우 세계 최초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온칼로’를 건설, 40년 신뢰의 결과물이라 부른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 공청회 등 숙의 과정을 거쳐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 내서다.

스웨덴도 마찬가지다. ‘신뢰’를 바탕으로 원전의 장기적 안전성을 검토해 고준위 폐기물 부지를 선정했다. 환경단체 반대가 심했지만 주민과의 꾸준한 만남을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신뢰 관계를 구축, 원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꿨다.

즉, 주민들이 원전에서 보낸 ‘신뢰’에 답한 것이다.

지역민들은 한빛원전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짝퉁 베어링 납품을 반성하고, 해외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지역민들의 신뢰를 쌓아 부정적인 원전의 인식을 긍정으로 바꿔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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