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만루 홈런’ 위즈덤의 방망이는 뜨겁다

한화와 주중 1차전서 KBO 입성 첫 그랜드슬램
수비서도 활약…이범호 감독 "최상의 플레이"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5년 07월 09일(수) 18:15
KIA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KBO리그 데뷔 첫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위즈덤은 지난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이글스와의 주중 1차전 경기에서 3번타자 겸 3루수로 출전했다. 이날 위즈덤은 팀이 4-14로 크게 뒤지고 있던 8회초 1사 만루 상황 타석에 올라 존재감을 뽐냈다. 상대 3구째 147㎞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타구였다. 올 시즌 위즈덤의 19호 홈런이자 KBO리그 데뷔 첫 만루 홈런이다.

비록 이날 KIA가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위즈덤의 홈런으로 8-14로 점수차를 좁히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위즈덤은 9일 경기 전 기준 66경기 241타수 64안타 19홈런 49타점 타율 0.266 OPS(출루율+장타율) 0.940을 기록 중이다. 디아즈(삼성라이온즈·29개)와 오스틴(LG트윈스·20개)에 이어 홈런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OPS 역시 최형우(0.996)와 디아즈(0.957)에 이어 3위다.

KIA가 소크라테스 대신 위즈덤을 영입하며 기대했던 장타력에서는 확실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지금까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약하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위즈덤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113타수 33안타 12홈런 12타점 타율 0.292를 기록했다. 주자가 있을 때는 128타수 31안타 7홈런 37타점 타율 0.242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득점권에서는 72타수 18안타 3홈런 28타점 타율 0.250이다.

이범호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본인도 주자가 있을 때 잘 안되다 보니깐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상대 입장에선 위즈덤 타석 뒤에 (최)형우가 있으니깐 위즈덤을 꼭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강하고 어려운 공을 던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즈덤은 이날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 만루포를 쏘아 올리면서 앞으로의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만 홈런 6개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의) 페이스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자를 신경 쓰지 않고 본인 타석에서 최선을 다하면 분명 기회가 생겼을 때 좋은 타구를 만들 것”이라며 “치면서 살아나가면 팀이 빅이닝을 만들 수 있다. 선구안도 좋고 OPS도 좋은 선수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위즈덤의 장점은 장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비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다. 주전 3루수였던 김도영의 공백을 확실히 메우며 팀의 다양한 야수 선택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감독 역시 위즈덤의 수비에 대해 “저 정도면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위즈덤이 1루를 보면 3루수를 국내 선수로 투입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타격이 약해진다”면서 “위즈덤이 3루를 봐주면 (오)선우가 1루를 간다. 그러면 (고)종욱이와 (이)창진이 등을 사용할 수 있으니 득점력이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김)도영이가 오기 전까지는 위즈덤이 3루수를 맡아야 할 것 같다”며 “외국인 선수가 3루수를 소화하면서 국내 타자들이 번트를 대는 것도 생각해야 하고, 작전도 해야 해서 여러모로 복잡할 것이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수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위즈덤이 더 완벽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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