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025시즌 전반기 결산-하] 줄부상에도 분전한 타선…화수분 야구 빛났다

김도영·나성범·김선빈 잇단 악재로 전열 이탈
김호령 등 ‘함평 타이거즈’ 맹활약에 반등 이뤄
팀타율 4위·홈런 2위·OPS 3위 각종 지표 상위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5년 07월 15일(화) 18:05
김호령.
오선우.
고종욱.
KIA타이거즈의 올 시즌 전반기 타선은 한 마디로 ‘분전’이다. 수많은 선수가 부상으로 줄 이탈하는 가운데, 잇몸으로 버텼기 때문이다.

실제 부상 명단을 살펴보면 지긋지긋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시작은 지난 시즌 MVP 김도영이었다. 그는 3월 22일 열린 NC다이노스와의 KBO리그 개막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이후 4월 25일 복귀했으나 5월 27일 키움히어로즈전에서 도루를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다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또 박찬호는 3월 25일 오른쪽 무릎 염좌로 이탈했다가 복귀했다.

김선빈은 3월 28일 왼쪽 종아리 안쪽 근육을 다친 뒤 4월 5일 엔트리 말소됐다. 4월 19일 복귀전을 치른 그는 당일 상대팀과 충돌해 입안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봉합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어 5월 21일 kt전에서는 왼쪽 종아리 바깥쪽 근육을 다치는 등 전반기에만 3차례 부상을 당하며 자리를 비웠다.

주장 나성범 역시 4월 26일 LG전에서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26경기만 출장한 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또한 5월 13일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가 6월 1일에 복귀했다.

여기에 외야 빈자리를 메워주던 박정우가 5월 25일 왼쪽 햄스트링을, 내야수 윤도현이 6월 11일 오른쪽 검지 중간 마디뼈가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다.

급기야 7월에는 묵묵하게 타선을 이끌어주던 해결사 최형우가 햄스트링 부종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상 악령이 KIA를 점령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악재 속에도 KIA 타선은 버텨냈다.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KIA는 전반기 팀 타율 4위(0.261), 홈런 2위(80개), OPS(출루율+장타율) 0.745로 3위에 올랐다.

이 성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함평 타이거즈’의 반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KIA는 전반기에 ‘잇몸 야구’를 넘어 ‘임플란트 야구’를 선보였다.

그 선두주자는 김호령이다. 사실 김호령은 그동안 수비에서만 맹활약을 선보였다. 남다른 그의 중견수 수비 범위는 ‘호령존’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에 중견수 수비에서는 박해민(LG트윈스)과 더불어 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받았다. 그럼에도 타격이 따라와 주지 않아 주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6월 한 달간 타율 0.271을 기록했다. 이 기간 2루타만 8개를 때려냈고, 그가 2루타를 치는 경기에서 패배는 없었다. 이어 7월에는 KBO리그 데뷔 이후 첫 멀티포와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만개했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49경기 148타수 42안타 2홈런 24타점 타율 0.284 OPS(출루율+장타율) 0.795.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커리어하이’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다.

오선우 또한 주전 공백을 잘 메웠다. 그는 올 시즌 69경기 244타수 75안타 8홈런 34타점 타율 0.307 OPS 0.840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였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고종욱 역시 승리의 주역이다. 올 시즌을 2군에서 시작한 그는 6월 콜업 이후 23경기 58타수 19안타 2홈런 10타점 타율 0.328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특히 득점권에서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준 그는 결승타 3개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외에 김석환, 김규성, 박민 등 다양한 자원들이 활약하며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야말로 ‘화수분 야구’가 빛을 발한 것이다.

KIA는 이제 17일 NC전을 시작으로 다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후반기에는 긍정적인 소식이 많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선빈과 나성범이 곧바로 합류할 예정이다. 이의리도 후반기 첫 시리즈인 NC와의 4연전에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은 8월 중순 합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주축 선수들과 새로 떠오른 선수들의 조화가 잘 이뤄진다면 순위 상승은 당연한 수순이다.

올 시즌 2연패 노리는 KIA가 후반기 만개한 기량을 뽐내며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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