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RE100 산업단지, 전남이 최적

박민서 전남사회복지협의회장(前목포대 총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8월 05일(화) 14:41
박민서 전남사회복지협의회장
대학 재임 시절, 지역의 미래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대학과 지역이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지를 동료들과 논의했던 적이 있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전남의 비교우위 자원을 바탕으로 산학연 협력체계를 만들고, 이를 지역의 산업 정책과 연결해 대학의 청년들이 정주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 그것이 인구 감소와 기후위기에 대응해 전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진 기억이 있다.

지난 7월 10일 이재명 정부에서 RE100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특별법 제정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며, 그때 나눴던 고민들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RE100 산업단지 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필자는 깊은 안도감과 기대감을 느끼고 있다.

RE100이란 무엇인가.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협력하여 만든 국제 캠페인으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로 충당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년 5월 기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 전 세계 447개 글로벌 기업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으며,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대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36개 기업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이 정책은 단순히 인프라 개발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이 아니라 대한민국 또 전남이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 이기도 하다.

전라남도는 이미 2021년 ‘탄소 없는 건강한 미래, 청정 전남’ 실현을 위해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전남의 탄소 배출량 9200만t을 2030년까지 30.5%(2800만톤), 2050년까지 10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 아주 선제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나선 전남도의 비전 제시에 필자는 김영록 지사가 누구보다 앞을 내다보는 준비된 리더라고 생각했다.

정부의 RE100 정책 발표에 각 지자체는 치열한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전북은 새만금 국가산단 인근에 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계획돼 있으며 전국 최대 규모인 육상태양광 300MW 사업을 완공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며,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RE100 산업단지가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도 미포 국가산단에 오는 9월에 착공되는 AI 데이터센터와 2031년까지 울산 앞바다에 조성될 예정인 5.8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근거로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남은 단연 가장 앞서 있고 또 준비된 지역이다. 2024년 기준 전남의 태양광 발전량은 7087GWh이며 이는 전국의 22.5%로 1위로 태양광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서남해안, 신안 해상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 규모 8.2GW의 해상 풍력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며, 민간투자규모는 약 48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8.2GW는 서울, 인천의 모든 가정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 용량이다.

전남은 정부의 산단 조성 계획 발표와 함께 발 빠르게 2030년까지 총 23GW 규모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구축하고, 이를 발판삼아 ‘서남권 인구 50만 에너지 혁신성장벨트’를 만들어 연간 1조원의 에너지 기본소득 시대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도시 솔라시도를 비롯한 서남권에 아시아 태평양 해상풍력 허브를 구축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RE100 산단 유치를 통해 미래 에너지 신도시 성공모델을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지역 사회의 단합된 의지다. 이미 도내 여러 지자체, 기관, 단체들이 자발적인 성명과 지지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역 전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RE100 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RE100 산업단지는 우리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청년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이 절호의 기회를 전남이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수도권 중심의 산업 정책에서 벗어나 에너지와 기술, 인재가 함께 숨 쉬는 미래의 새로운 전남으로 거듭날 것이다.

RE100 산업단지는 일반적인 산단 중의 하나가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산업을 바꾸고 기후위기 대응의 돌파구를 열며 국가균형발전을 이룰 상징적 프로젝트다. 전남이 앞장서 왔고, 앞장서야 하고 반드시 해낼 수 있다.

전남은 이미 준비가 돼 있다. 이것이 RE100 산업단지가 반드시 전남에 들어서야 하는 이유다. 새로운 정부의 바른 선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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