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벌이 사람 잡는다…‘벌 쏘임’ 주의보

광주·전남 최근 3년간 2729건…여름철 60% 집중
알레르기 등 치명적 "밝은색 옷 착용·화장품 자제"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5년 08월 18일(월) 18:16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광주·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광주·전남 벌 쏘임으로 인한 구급 출동 총건수는 2729건(광주 331건·전남 2398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1145건(광주 131건·전남 1014건), 2023년 569건(광주 80건·전남 489건), 2024년 1015건(광주 120건·전남 89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진 여름철(6~8월)에는 2022년 783건(광주 78건·전남 705건), 2023년 265건(광주 48건·전남 217건), 2024년 596건(광주 81건·전남 515건) 등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광주·전남에서도 벌 쏘임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3시26분 해남군 화원면의 한 마을 인근 밭에서 70대 A씨가 말벌에 쏘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발목통증을 느껴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22일 오후 1시6분 광양시 광양읍에서 야외작업 중이던 50대 B씨가 말벌에 쏘였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어깨와 등에 벌 쏘임을 당한 B씨에 대한 응급처치를 실시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지난해 8월19일 오후 1시18분 해남군 해남읍 한 폐교에서 풀베기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 C씨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지난해 7월18일에는 오후 6시29분 광주 동구 산수동의 한 포장마차에서 D씨(52)가 벌에 쏘였다.

오른쪽 눈에 부종이 난 D씨는 출동한 구급대원으로부터 응급 처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소방 당국은 무더워지는 날씨에 벌 쏘임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야외활동에 주의하고 벌을 잡거나 벌집을 제거하지 말고 향수, 화장품 등 자제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벌에 쏘이게 되면 통증과 부종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은 물론, 심한 경우에는 아나필락시스(전신 알레르기 반응) 등 치명적인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독침을 손으로 짜내지 말고 신용카드 등 평평한 물체로 밀어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쏘인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이 완화된다. 벌독으로 인한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119에 신고한 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소방 관계자는 “벌이 쏘며 공격할 때는 무조건 그 자리에서 20m 떨어진 곳으로 머리를 보호해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며 “벌 쏘임 사고 예방에는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색 계열의 모자와 긴 옷을 착용하고, 향이 강한 화장품, 향수 등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벌 쏘임 예방수칙을 담은 리플릿과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보건소, 농업 관련 기관 등에 배포하고 있다. 각 상황별 예방법과 응급처치 방법을 담은 리플릿은 국가손상정보포털 또는 질병관리청 누리집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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