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 체육의 새로운 도약, 변화의 골든타임을 잡아야 할 때 송진호 전남도체육회장
광남일보@gwangnam.co.kr |
2025년 08월 28일(목) 1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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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호 전남도체육회장 |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이라는 국가 비전 아래, 스포츠의 국정과제는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다.
이 스포츠 국정과제는 ‘기본이 튼튼한 나라’라는 국정목표 속에 8번째 전략 ‘함께 누리는 창의적 문화국가’ 아래 123대 국정과제 중 106번째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라는 항목으로 들어갔다.
이를 위한 전문체육, 생활체육, 스포츠산업, 장애인체육, 국제스포츠 등 주요 부문 세부 실천과제가 촘촘히 반영됐다.
이번 스포츠 국정 과제를 통해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스포츠를 통해’ 국민이 주인이 되고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국정 과제가 도출되었다고 하니 벌써 기대가 된다.
특히 역대 어느 정부보다 스포츠 공약에 있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하는데, 지방체육회의 수장(전남도체육회장)으로서 몇 가지 현장의 목소리를 제안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논의해야 할 부분은 바로 학생선수들의 육성과 지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4년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는 것은 저출산 문제와 연결되며 이는 학생 선수의 감소를 의미한다.
하지만 공부하는 학생선수 만들기 등 선진국형 학생 선수 육성이라는 모토 아래 최근 우리나라는 운동으로 재능을 꽃피우는 선수들에게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주기 위해 운동하는 시간을 줄이고 대회 출전보다 수업 참여를 위해 제도적으로 제한해왔다.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최저학력제’의 도입은 좋은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시행 과정에서 최저학력 제가 현장의 의견과 현실적으로 학생 선수들의 진로 선택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가 협력하여 최저학력제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학생선수들이 운동과 학업을 조화롭게 병행하며 운동으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두 번째는 민선체육회장 시대에 걸맞은 체육 구조의 정착 노력을 정부 차원에서 주도해야 한다.
2020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인한 지방체육회의 민선체육회장 시대에 맞춰 지방체육회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지역의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적인 재정 자립 기반이 부족하여 운영에 필요한 예산 대부분을 지방자치단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이러한 구조는 지방체육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체육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출범 5년 차인 지금,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체육회의 자율적 운영 능력이 약화되고 이는 다시 지역 체육의 발전 속도를 둔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지역 체육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체육 전반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체육이 국가와 지역의 경제 및 문화적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악순환을 끊어내고 체육계 전반에 걸친 정부 차원에서의 후속 법안을 마련하고, 재정 구조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세 번째는 공모사업 실시 시기 조절이다.
올해부터 체육과 관련된 국가 공모사업을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의 교부가 연초가 아닌 4 ~ 5월이 지나서 교부되고 있다. 이는 모든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저해하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이 또한 정책적 변화를 통해 교부 시기를 조절해줘야 할 필요성이 크다 하겠다.
마지막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스포츠 산업 육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스포츠는 단순히 신체 활동의 영역을 넘어 거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스포츠 과학, 스포츠마케팅, 스포츠 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분야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탑승해야 한다. 국내 스포츠 기업을 육성하고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또한 첨단 AI기술을 활용하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돕고 관중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등 스포츠 산업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이와 같은 난제 해결에 있어, 지난 8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새롭게 한국 체육을 짊어지고 첫 만남을 가졌다.
스포츠 현장과 스포츠 행정이라는 각기 다른 영역의 수장이 허심탄회하게 한국 체육의 미래를 논의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는 단순히 인사치레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현재 한국 체육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자 하는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대한체육회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만남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한국 체육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두 수장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문제들이 현실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때 한국 체육은 비로소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영광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말로만 외치던 ‘체육 강국’을 넘어 ‘모두가 함께 즐기는 건강한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정부를 비롯한 체육인 모두 하나 된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