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광주 무대 제패…세계 최강 자부심 쐈다

광주 2025 세계양궁선수권서 금 2·은 1·동 4개로 종합 1위
전 종목 석권 노린 리커브는 아쉬움…AG·올림픽 대비해야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5년 09월 14일(일) 18:21
지난 12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국 주징이, 대한민국 강채영, 안산. 연합뉴스
‘광주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지난 12일 5·18민주공원에서 8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한국 양궁은 16년 만에 열린 안방 무대에서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 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건 지난 2009년 울산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는 76개국에서 온 501명의 궁사와 임원 및 관계자 230명이 참가, 리커브와 컴파운드 종목(남녀 개인전·남녀 단체전·혼성 단체전) 10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뤘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로 종합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최강’의 위치를 다시 입증했다.

먼저 이번 대회 첫 메달은 컴파운드 최용희(현대제철)가 따냈다. 최용희는 남자 컴파운드 개인전 3위 결정전에서 커티스 브로드낙스(미국)를 146-145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이 세계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에서 메달을 수확한 건 6년 만이다.

이전까지는 2019년 스헤르토헨보스 대회에서 김종호(현대제철)가 따낸 동메달이 한국의 유일한 세계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메달이었다.

다만 이번 대회 컴파운드에서는 최용희를 제외한 대표팀 전원이 개인과 단체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이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리커브에서는 대량의 메달이 쏟아졌다.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광주은행)과 ‘파리올림픽 3관왕’ 김우진(청주시청)은 리커브 혼성전에서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들은 예선에서 세계신기록(1393점)을 합작했지만, 스페인에 2-6으로 패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첫 금메달은 남자 단체전에서 터졌다.

김우진·김제덕(예천군청)·이우석(코오롱)이 팀을 이룬 한국 리커브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에 6-0 완승을 했다.

2021년 양크턴 대회부터 이 종목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한국은 이로써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안산·임시현(한국체대)·강채영(현대모비스)가 합을 맞춘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인도를 5-3으로 제압하며 동메달을 추가했다.

또 김제덕은 김우진과 이우석이 탈락한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동메달은 김제덕의 개인 국제대회 개인전 메달이어서 의미는 더욱 깊었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강채영이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주징이(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혼성 단체전 우승만 3차례 이뤘던 강채영은 처음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강채영의 종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최고 성적은 2019년 스헤르토헨보스 대회 준우승이다.

또 ‘광주의 딸’ 안산은 이날 개인전 동메달을 추가, 총 3개의 메달(혼성 단체전 은메달,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그 결과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총 7개의 메달을 따내면서 멕시코(금 2·동 1)를 제치고 종합 순위 1위를 차지, 양궁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 속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 대회 전 리커브 5개 전 종목 석권을 노렸던 대표팀이 목표 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 리커브 양궁은 2021년 미국 양크턴 대회에서 세계선수권 5개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이룬 바 있다. 더욱이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여기에 혼성전에선 세계선수권 연승 행진이 깨졌다. 한국은 세계선수권에 혼성전이 도입된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 2023년 베를린 대회까지 이 종목 7연패를 기록 중이었는데, 이번 은메달로 8연패가 무산됐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 10연패에 빛나는 여자 단체전도 준결승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히며 동메달에 그쳤다는 점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전 종목 입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은 위안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경쟁국들의 기량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기에, 한국 양궁이 국제대회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과거 세계선수권대회 결과와 비교해 보면 이번 대회 성적은 평균치를 살짝 밑도는 수준이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더욱 완벽해져야 한다.

앞으로도 굵직한 국제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내년에는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있다. 2028년에는 LA올림픽 또한 개최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컴파운드 혼성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향후 정식 종목 확대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쟁력 강화는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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