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극장’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돼야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2025년 09월 18일(목) 18:17
호남 최초 극장인 ‘광주극장’의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광주 동구가 제출한 관련 신청서와 자료가 광주시 문화유산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된 것이다.

광주시 문화유산위는 서류심사, 현장조사 등을 거쳐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국가유산청에 지정을 요청한다.국가유산청은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최종 지정을 결정한다고 한다. 지정되면 시설 보존·관리를 위한 국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서 국가등록문화유산은 한마디로 근현대문화유산 중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높아 국가가 보존·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문화재를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1935년 10월 한국인에 의해 개관한 광주극장은 그런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영화를 상영 중인 현존하는 두번째 오래된 극장이지만 1895년 개관한 인천 애관극장이 5관 멀티 플렉스로 운영되고 있는 것과 달리 개관 당시부터 지금까지 단관 상영중인 최장수 단관극장으로 원형이 그대로 유지돼 건축사·문화사적 가치가 높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금명이가 매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깐느극장이 바로 여기이고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살인자의 기억법’, ‘극비수사’, ‘피끓는 청춘’ 등의 촬영도 이곳에서 이뤄졌을 정도다.

또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 검열속에서도 우리나라 창극단이나 판소리 등을 극화한 공연을 주로 상영하는 등 신문화운동과 항일정신을 이어갔고 해방 후에는 김구선생 강연회나 음악회, 연극제를 여는 등 문화교육운동의 장소로 활용돼 오는 등 역사적 가치 또한 높다.

여기에 지금까지 수많은 상영중단 위기속에서도 이를 극복해 온 점도 보존가치가 충분하다.

실제 2000년대 멀티플렉스 등장으로 인한 경영난이 극심했지만 2002년부터 예술영화지원사업 지원금으로 근근히 버텨왔고 2015년부터는 이마져도 끊겼지만 지역 예술인 등의 도움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2023년에는 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기금사업으로 선정돼 기존 2K 영사기와 스크린을 최신식 4K로 교체하며 활력을 찾고 있는 중이다. 90년 넘게 광주, 아니 호남지역의 영화·예술·공연이 펼쳐진 광주극장의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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