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추석 연휴…취약계층 ‘끼니 걱정’ 커진다 광주 29곳 무료급식소 휴관…대체식 배부 등 분주 이용자들 아쉬움 토로…지자체 "물품·이벤트 준비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5년 09월 23일(화) 18:25

쪽방촌 주민들이 23일 광주 동구 대인동 들랑날랑커뮤니센터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광주지역 무료급식소가 추석 연휴 기간(10월 3~9일) 휴관에 들어감에 따라 취약계층의 끼니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각 복지관은 식사 공백 최소화를 위해 대체식을 준비하고 있지만, 쉬는 식당과 후원단체들이 많아 이들의 끼니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저소득 계층 등을 위한 무료급식소 29곳이 운영되고 있다.

자치구 별로는 동구 2개소, 서구 7개소, 남구 4개소, 북구 11개소, 광산구 5개소 등이다.

무료급식 대상자 수는 동구 600명(식당 470명·거동불편노인 식사배달 130명), 서구 837명(식당 653명·거동불편노인 식사배달 184명), 남구 838명(식당 710명·거동불편노인 식사배달 128명), 북구 1014명(식당 854명·거동불편노인 식사배달 160명), 광산구 648명(식당 525명·거동불편노인 식사배달 123명) 등 총 3937명이다.

무료급식소 위탁을 맡은 복지관, 종교시설은 지자체로부터 1년간 운영비 48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운영비는 광주시가 80%, 각 5개 자치구가 20%를 부담한다.

문제는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0월3일부터 9일까지 7일 동안 운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각 복지관은 식사 공백 최소화를 위해 추석 이전에 지급할 대체식 준비로 분주하다.

동구노인종합복지관은 다음 주 중으로 누룽지, 갈비탕, 밀키트, 과일 등으로 구성된 꾸러미(7끼)를 이용객 350명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빛고을종합사회복지관은 햇반과 송편, 라면, 갈비찜으로 구성된 꾸러미(2~7끼)를 전달할 계획이다.

서구는 10월2일 무료 급식대상자 837명에게 대체식 3일분(3끼)을 지원하기로 했다.

남구도 무료급식소 운영을 안 하는 대신에 햇반, 참치, 김 등 대체식(7끼)을 지원하고, 북구는 식당 이용객에게 5일분(5끼)의 대체식, 거동불편노인 식사 배달은 7일분(7끼)을 배부할 예정이다.

광산구는 햇반, 송편, 야채죽, 미역국 등이 담긴 대체식 5일분(5끼)을 전달한다.

하지만 추석 연휴로 식당과 후원단체들이 쉬는 곳이 많고, 지원되는 식사량도 하루 1끼에 그치는 탓에 취약계층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부 무료급식소의 경우 최근 고물가 등 부담으로 명절 연휴를 보낼 수 있는 대체식품 지급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모씨(68)는 “연휴 동안 식사를 어떻게 해결할 지 걱정이다”며 “명절 때만 되면 쓸쓸하고 외롭다.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쪽방촌 주민에게 식사,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동구 대인동 들랑날랑커뮤니센터도 추석 연휴 기간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날 오전 11시 광주 동구 대인동 들랑날랑커뮤니센터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쪽방촌 주민들은 추석 연휴 휴무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모씨(65)는 “점심은 물론 세탁, 프로그램 참여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하루만 안 와도 센터에서 안부 전화가 와 따뜻한 정을 느꼈는데 추석 연휴가 길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언급했다.

광주 한 자치구 관계자는 “무료급식소는 365일 중 공휴일을 제외한 300일 정도 예산에 맞춰 운영 중이다”며 “추석을 앞두고 후원물품 전달, 특식 제공, 전 부치기 등을 진행하며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