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을 살리자]<13>무안 오룡시장 골목형상점가 무안 제1호 지정…신도시 중심 ‘생활형 장터’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
2025년 09월 23일(화) 1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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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오룡시장 내 상점의 모습 |
무안지역 제1호 지정을 계기로 행정과 상인회의 협력이 지역 상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오룡시장은 전통적인 노천 장터와 달리 상가형 빌딩 구조의 상설시장이다. 현대적인 외관을 갖췄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반찬가게와 생선가게, 떡집, 분식집, 정육점, 횟집 등 현재 20여개의 생활 밀착형 점포들이 즐비해 전통시장의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주민들이 일상적인 장보기를 위해 즐겨 찾는 생활형 장터로 신도시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이름은 인근 오룡산의 전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섯 마리 용이 진주 하나를 다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지역의 상징성이 시장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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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오룡시장 내 수산물 점포에서 상인이 상품을 손질하고 있다. |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지정으로, 면적 2000㎡ 이내와 소상공인 점포 30여개 이상 밀집이라는 요건을 충족했다.
지정과 함께 시장은 전통시장에 준하는 제도적 지위를 확보했다. 상인들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고,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시설 현대화 사업과 각종 공모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정 이후 상인회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 무안사랑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해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시장 내 일부 점포들은 위생 관리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였고, 온라인 포털사이트 지도 등록과 블로그 홍보 같은 온라인 접근성 확대에도 나섰다.
군 역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보였다.
김산 무안군수는 문화공연 개최, 지역농협 연계 로컬푸드 행사, 방문객 인센티브 제공, 상인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을 생활과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실제 군은 오룡시장 이후 같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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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오룡시장 내 고깃집에 상품이 진열 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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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형상점가 지정서를 전달하고 있는 김산 무안군수(사진 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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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은 지난 2022년 9월 지역 내 제1호 골목형상점가로 오룡시장을 지정했다. |
이는 특정 시장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경제 전반을 살리려는 전략적 접근이다.
오룡시장은 풍부한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 가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가까운 곳에 무안 전통생활문화 테마파크와 화설당, 무안향교, 법천사와 목우암, 원갑사 같은 전통문화 유적이 자리하고 물맞이 치유의 숲과 청천리 팽나무·개서어나무 숲은 생태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홀통유원지와 해변, 밀리터리테마파크, 월선체험 휴양마을 등 가족 단위 체험 관광지도 풍부하다. 꽃게랑 낙지랑 같은 특화 음식 거리와 용월리 백로·왜가리 번식지 같은 생태 명소까지 더해져 관광객을 유입할 기반도 충분하다.
도심 속 현대식 건물에서 옛 장터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도시민과 외지 관광객에게도 특별한 매력이 된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골목형상점가 지정 이후 시장의 전반을 살필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또 관광 자원과 연계한 축제나 체험 프로그램 기획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상인 조직력을 높여 공동브랜드 개발이나 청년 상인 유입 같은 과제도 풀어내야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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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오룡시장 전경 |
대형 유통망에 밀려 주춤했던 소규모 상권이 행정과 상인회간 협력으로 다시 살아나는 과정인 동시에 지역경제 활력을 한층 끌어올린 실험장으로 평가받는다.
양순모 오룡시장상인회 총무는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시장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골목형 상점가 지정 이후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다만, 지정 이후 전통시장에 준하는 혜택이 부여되는데 현장에서는 규제에 대한 애로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현실적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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