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위기의 여수·광양항 해법은? <4>자동화 시대 여는 광양항

24시간 무인 운영·친환경 스마트항만 구현
2029년 개장…세계 선진항만과 경쟁력 확보
국산 기술·장비 구축…연간 408만TEU 처리

광양=김귀진 기자 lkkjin@gwangnam.co.kr
2025년 09월 24일(수) 16:34
국내 최초로 지난해 4월 개장한 부산항 신항 7부두 컨테이너 자동화부두(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
무인으로 하역작업이 이뤄지는 부산항신항 자동화부두 야드장
<메인사진>오는 2029년 개장, 운용에 들어갈 광양항 컨테이너 자동화부두 조감도
네델란드 로테르담항 완전자동화부두(ECT)에서 컨테이너를 무인으로 운반하고 있는 무인이송장비(AGV)
무인으로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네델란드 로테르담항
오는 2029년 광양항에도 컨테이너 부두 완전 자동화 시대가 열린다. 지난해 4월 개장한 부산항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 번째 사례다. 이번 완전자동화 부두 건설은 국내 항만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 항만 구축을 목표로 추진되며, 3년 뒤면 광양항도 세계 주요 선진항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컨테이너 완전 자동화 부두는 기존에 사람이 수행하던 컨테이너 하역과 운송 작업을 기계와 무인 시스템이 스스로 수행하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물류 시설이다. 항만 근로자가 수행하던 안벽크레인, 트랜스퍼크레인, 야드트랙터 등의 작업을 무인화해 처리함으로써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완전자동화 기술은 1990년대 초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처음 연구 개발됐으며, 1993년에는 선박하역은 유인, 이송과 장치장 작업은 무인으로 수행하는 반자동화 터미널(ECT)이 도입됐다.

이후 2015년에는 모든 작업을 무인 원격 운전으로 수행하는 완전자동화 터미널이 등장했고, 2016년 미국 롱비치항, 2017년 중국 칭다오항에서도 완전 무인 자동화 부두가 설치, 운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여 개국에서 25개 이상의 완전자동화 터미널이 운영 중이며, 싱가포르항은 204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인 65개 선석 규모의 완전자동화 부두를 단계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부산항에서 19년 만에 완전 자동화 부두(부산신항 2-5단계)를 건설, 운용에 들어갔으며, 광양항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광양항 완전 자동화 부두 구축사업은 2022년부터 2029년 상반기까지 총 사업비 7846억원(정부 50%, 여수광양항만공사 50%)을 투입해 추진된다. 광양항 3-2단계 부두에 구축되는 자동화 부두는 4선석(4000TEU급 3선석, 2000TEU급 1선석) 규모로,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까지 접안 가능하다. 부두 길이는 1300m, 안벽 수심은 -18m, 야드장은 5단 적재 10~12열 규모로 설계된다. 안벽크레인 8기, 무인 트랜스퍼크레인 32대, 자동이송장비(AGV) 44대가 설치되어 연간 136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다.

광양항 자동화 부두 구축사업은 2020년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돼 추진됐으며, 2022년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지난해 실시설계를 완료했고, 주요 하역장비 제작 발주도 마친 상태다. 터미널 조성을 위한 기반공사는 실시설계 심의가 끝나는 대로 올해 착공하며,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2028년까지 하역장비 설치와 기반시설 구축을 완료하고 시운전을 거쳐 2029년 초 개장에 들어간다.

광양항 자동화부두 사업은 당초 항만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을 목표로 출발했다.

광양항에서 기술 검증을 완료한 뒤 부산항과 인천항으로 확대하고 해외 진출까지 계획했으나, 부산신항 2-5단계 부두가 조기 완전자동화되면서 일부 계획은 조정됐다. 그럼에도 광양항은 최대한 국산 기술과 자재를 활용해 구축된다. 안벽크레인 45%, 야드크레인 45%, 자동이송장비 50% 이상이 국내 기술로 제작되며, HD현대삼호중공업, SMH, 현대로템 등 국내 기업이 참여한다.

운용 방식은 선박이 접안하면 무인 안벽크레인이 컨테이너를 AGV에 올리고, AGV는 자율주행으로 야드장으로 운송한다.

야드장에 도착한 AGV는 자동야드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적재하며, 배터리 잔량도 스스로 확인해 무인로봇이 교체 및 충전을 수행한다. 중앙통제센터에서는 전체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완전자동화 부두 개장 후 광양항의 컨테이너 처리능력은 기존 272만TEU에서 자동화부두 136만TEU를 합쳐 총 408만TEU로 확대된다. 부두 길이는 2550m에서 3850m로, 선석 수도 8선석에서 12선석으로 늘어난다. 연간 408만TEU 물동량을 처리하면 세계 39위 수준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200만TEU로 세계 70위 수준인 광양항의 위상을 크게 끌어올리는 성과다.

완전자동화 부두의 장점은 24시간 무중단 운영, 인건비 절감, 안전사고 감소, 친환경 운영, 항만운영비 절감 등으로 요약된다. 중국 칭다오항 사례에서는 안벽크레인 무인화로 인건비 85% 절감, 생산성 40~50%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초기 투자비 부담과 초기 생산성 저하, 고용 효과 부족 등 단점도 존재하지만, 전 세계 주요 항만들은 이미 완전자동화로 발전하고 있다.

광양항은 1998년 동북아 허브포트(Hub-Port)로 개장한 이후, 수동화 부두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오는 2029년 자동화 부두가 완공되면 개장 31년 만에 완전 자동화 시대를 맞게 된다.

권동진 여수광양항만공사 개발 부사장은 “광양항 자동화 부두 구축사업은 최대한 국내 기술과 자재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2029년 개장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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