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추석 밥상 위 전복, 지역 상생의 시작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09월 24일(수) 16:35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가을바람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추석이 다가오면 우리는 맛있고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며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전통적인 명절음식에는 갈비찜·잡채 등이 있지만, 올 추석에는 신선한 전복 한상을 올려 지역 상생의 가치를 더해 볼 것을 제안해 본다.

해양수산부에서 매년 이달의 수산물로 전복을 선정할 만큼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품목이다. 올해 2월에도 선정된 바 있다.

전복은 100g당 단백질이 17~20g에 달해, 운동 후 근육 회복이나 다이어트 중 영양 보충에도 적합하다.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타우린과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과 노화방지에 도움을 준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안성맞춤이다.

이 때문에 전복은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어린 학생들이나 여성들 사이에 건강 웰빙식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신탕 등 전통 보양식 대신 전복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주목받고 있다.

예전 중국의 진시황도 불로장생을 위해 전복을 즐겨 먹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조선시대에는 왕에게 진상할 공물 중 가장 신경쎴다는 설이 전해질 정도로 고급 수산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복은 남녀노소 모든 세대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갖춘 완벽한 건강식으로, 이번 추석엔 가족 모두의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전남은 전복의 대표적 생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약 99% 이상을 차지할 만큼 사실상 전복 산업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완도, 해남, 진도 등 청정해역에서 자라 품질과 맛이 뛰어난 전복은 전국은 물론 해외에도 인기다.

과거 전복 산업이 호황기이던 시절, 전복은 고급 일식점에서야 볼 수 있을 만큼 ‘귀한 손님상’의 상징이었다. 전복을 맛보기 위해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숙박업과 관광업 또한 동반 성장하였다. 한마디로 전복은 지역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몇 년 새 전복값은 반토막이다. 이는 양식 기술의 발달과 생산규모 확대로 전복 공급은 늘었지만 소비는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전복을 소비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 추석 온 가족이 전복 요리를 함께하는 것은 단순히 식사의 질을 높이고 건강을 챙기는 것뿐만 아니라, 전복 생산 어민들과 지역 경제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것이 된다.

내가 구입한 전복이 지역 어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나아가 지역경제 선순환의 한 고리가 된다면, 전복을 소비한다는 것은 곧 전남도에 대한 ‘작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전복 산업이 살아나야 지역도 살아나는 것이다.

이에 전남도는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작은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전복 소비촉진에 앞장서고 있다. 100% 전남 전복을 활용해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한 ‘상생 수산물 로코노미 상품 개발’도 그 중 하나이다.

올해 5월엔 분식 창업 대표주자인 얌샘김밥과 협업하여 전복한상 메뉴(전복통계란말이김밥, 전복비빔밥, 전복게살볶음밥, 전복물쫄면)를 출시해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전복의 새로운 맛을 선보이고 있다.

주로 활전복을 찜, 구이, 전복죽 등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비하던 기성세대의 식습관과 달리, 간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복을 즐기려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여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전복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 전남도는 이번 추석 명절을 앞두고 명절 선물용으로 사랑을 받아온 전복 판매를 위해 추석 할인 기획전도 추진한다. 소비자들은 이마트, GS리테일 등 오프라인 매장과 남도장터 온라인몰과 수협쇼핑몰에서 시중보다 20~30% 할인된 가격으로 전남산 청정 전복을 만나볼 수 있다.

추석 명절을 목전에 앞둔 24일부터는 서울 상생 서로장터, 전남도 직거래장터 큰잔치 등을 개최하여 수도권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지역 수산물을 만나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추석 명절을 맞아 목포 동부시장, 여수 수산시장, 정남진장흥토요시장을 비롯한 도내 13개 전통시장에서 10월1일 부터 5일간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추진한다.

수산물 구매금액의 최대 30%를 환급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는 할인 혜택을, 지역경제에는 숨통을 틔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착한소비’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사회적 가치나 상생의 가치를 고려한 고차원적인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올 추석에는 전복을 통해 건강한 명절을 보내고, 동시에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착한소비’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추석 밥상 위 전복, 그것은 지역 상생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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