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전복 양식어가 웃음꽃 바꿀 묘안 없나

지난해 생산량 2만3355t…전국 99% 절대적 비중
소비 감소·저가 수입산 가공식품 점령 등 ‘이중고’
제품 다변화·유통망 확대·가격 경쟁력 확보 시급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2025년 09월 25일(목) 18:59
전국 최대 주산지인 전남의 전복 완도 양식 어민들의 주름살이 깊게 패이고 있다.

가두리 양식장 확대로 생산량은 늘어난 반면, 소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전복 가공식품 시장도 값싼 수입산에 밀리면서 활전복 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판로는 좁아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따라서 단순 활전복 중심이 아닌 산업 고도화가 시급해 보인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남 전복 양식 면적은 6188㏊로, 전국(7637㏊) 대비 81.0%를 기록하고 있다. 충남(838㏊), 인천(249㏊), 경남(193㏊), 울산(60㏊), 전북(44㏊), 경북(26㏊), 강원(21㏊), 제주(18㏊) 등 타 지자체의 경우 전남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남 내에서는 완도가 3313㏊로 53.5%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신안 1330㏊, 진도 715㏊, 해남 488㏊ 등에서 완도 양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간 생산량은 2만3355t, 생산액은 4864억원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99.6%와 98.8%에 달할 정도로 전남의 전복산업은 국내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남지역 전복산업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생산량이 1만12t이던 것이 2020년 1만9734t, 지난해에는 2만3355t으로 늘면서 10여년만에 133.2%나 증가했다.

하지만 생산액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2015년 3210억원이던 것이 정점을 찍은 2021년 6912억원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해에는 4864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생산액 증가는 51.5%에 그친 것으로 그만큼 전복의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활전복 10미(㎏당) 기준 가격을 살펴보면 지난 2023년 1월 2만8406원에서 8월 2만원까지 떨어졌고, 지난해 말 2만1565원을 기록하는 등 평년가격(3만원대)에 비해 1만원 이상 밑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늘어난 공급에 비해 줄어든 소비로 인해 시장 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전복 가공식품 시장을 값싼 수입산이 완도 등 전남의 고품질 전복을 밀어내면서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전복 통조림, 즉석식품, 국거리용 팩, 죽, 전복장, 전복 소스 전복 버터구이, 대형 외식·급식, 중식당·일식당 등 전복 활용처는 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수입산 전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산 전복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으로, 자숙전복 기준 국내산 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2~3배 비싼 상황이다.

전복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남도와 주요 생산 지자체들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 가두리 108만1631칸의 18.5%인 20만 칸 감축을 위해 하반기부터 해남과 완도, 진도를 대상으로 자율감축에 들어가고 있고, 소비 촉진에도 나서 대기업, 학교, 군납 등 단체급식과 특별 판매행사에 나서 온·오프라인 할인 판매를 추진중이다.

하지만 전복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와 제품 다변화, 안정적 유통망 확보 등 산업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산 김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마른김 시장에서 벗어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제품 다변화에 대한 노력이 있었고, 여기에 품질 경쟁력, 조직화된 유통·수출 전략, 정부·지자체의 지원 등이 맞물린 결과다”며 “전복도 단순 생산량 확대에서 그치지 않고 김의 경우와 같이 산업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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