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박영효, 일본 경제수탈·황민화교육 첨병"

심정섭 명예관장, 조선공민교육회 수료증 등 3점 공개
화순탄광 사장·진도보식원 조합장 등 역임…온갖 특혜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5년 09월 30일(화) 18:18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이자 식민지역사박물관 명예관장인 심정섭씨가 30일 조선공민교육회 자료와 임곡공립보통학교교원촉탁장, 만한실업협회 특별회원증등 3점을 본보에 독점 공개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일제강점기 친일파의 거두였던 박영효가 일제의 경제적인 수탈과 황민화 교육 완수의 첨병으로 활동한 사실이 문서로 공개됐다.

30일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이자 식민지역사박물관 명예관장인 심정섭 사백(82·광주 북구)은 조선공민교육회 자료(가로 39㎝·세로 27㎝)와 임곡공립보통학교교원촉탁장(19.5㎝·27㎝), 만한실업협회 특별회원증(11㎝·9㎝) 등 3점을 본보에 독점 공개했다.

박영효(1861~1939)는 1872년 12세의 어린 나이로 철종의 넷째 딸인 영혜옹주와 결혼, 일약 부마(사위)가 돼 금릉위(錦陵尉)에 봉해졌다. 영혜옹주가 4개월 만에 사망했지만 부마로서 박영효의 지위는 계속됐다.

이후 1884년 갑신정변 주역이자 개화파의 영수였던 박영효는 두 차례의 일본 망명생활 끝에 친일파로 전락했다. 식민지 교육 정책과 종교나 그 활동에 대한 회유, 통제, 탄압책으로 민족의식 말살에 앞장섰고, 일제로부터 받은 온갖 특혜를 누렸다.

특히 1910년 한일합방이 되자 후작에 임명됐다. 조선 귀족회장을 거쳐 1912년 7월 조선 귀족들의 식림사업, 농장 경영 등을 위해 진도군에 조직된 임업조합 ‘보식원’ 조합장으로 취임했다.

경성방직 사장을 맡은 뒤에는 1930년 6월 화순무연탄회사 사장, 1931년 조선공민교육회 회장, 1932년 조선인 최초로 일본제국의회 귀족원 의원을 역임한 친일거두가 됐다.

이중 박영효는 조선공민교육회 초대 회장이 되면서 조선총독부의 교육정책에 따라 갑급 학교 교원들의 연수를 통해 ‘황민화교육’을 완수하는데 충실했다.

당시 조선공민교육회는 일본이 지정한 교원양성기관으로, 임시교원(촉탁원)이 정식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조선공민교육회의 연수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임시교원들은 해당 연수를 받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고 심 명예관장은 전했다.

이중 심 명예관장이 공개한 문서는 박영효가 1935년 3월 전남 임곡공립보통학교(현 광주임곡초등학교) 임시교원이 된 박석주에게 발급한 수료증서다.

증서에는 ‘본회의 소정(규정)에 의해 전 과정을 수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료증을 받은 박석주는 정식교사인 훈도가 됐다.

박영효는 1914년 4월10일 ‘만한실업협회’ 총재로 부임, 전남 함평군 학교면에 거주하던 독지가 한봉섭에게 특별회원증을 발행했다.

문서에는 ‘만한실업협회에 적극 참여하고 거액의 찬조금을 납부해 감사의 뜻을 담아 특별회원으로 위촉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유효기간은 2년이었다.

만한실업협회는 일제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조선인들이 만주와 한반도에서의 사업이 가능하도록 신분보장을 해줬다.

당시 만주는 토양과 산림 자원이 비옥해 콩, 곡물, 목재 등 다양한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현재도 콩은 만주의 대표 자원이다.

특히 ‘땅만 파도 연탄이 나온다’는 입소문이 나올 정도로, 만주는 ‘노다지’ 땅이었으나 조선인은 마음대로 장사를 차리거나 이동조차 할 수 없었다.

천일전쟁 승전국인 일본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이때 민한실업이 발행한 회원권은 조선인들의 신원을 보장하는 통행증이자 여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 명예관장은 “박영효는 조선 최고의 귀족인 후작을 일제로부터 받았다”면서 “친일 경제계의 거두이자 민족 반역자의 수괴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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