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 장성 농업회사법인 ㈜새벽팜

남도김치 장인의 도전, 세계 무대로 향하다
‘대한민국 김치품평회’ 첫 배추·무 부문 대상 쾌거
매실청·옹기 숙성·남도 재료가 빚은 최고 맛 평가
미국·호주·캐나다 등 확장…내수·수출 동반 성장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5년 10월 13일(월) 18:36
장성 새벽팜 참매실 새벽 알타리 김치
김치는 지역의 토양과 기후, 물과 소금, 젓갈과 채소, 그리고 이를 다루는 장인의 손끝이 빚어내는 총합이다. 최근 전남 장성의 농업회사법인 ㈜새벽팜(대표 김의병·사진)이 ‘제14회 대한민국 김치품평회’ 무김치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2023년 같은 대회 배추김치 부문 대상에 이어 두 부문을 모두 석권한 첫 사례다. 전통 옹기에 저온 숙성한 매실청, 매일 새벽 끓여내는 육수, 찹쌀풀·찹쌀밥으로 잡아낸 감칠맛과 농도, 그리고 호남 각지에서 엄선한 재료가 뼈대다. 이 성과는 장인적 제조 철학과 지역 농산물의 결합이 국내 최고 권위의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상징성으로 더 주목받는다. 새벽팜은 장성 나노산단에서 미국 LA로 20t 선적을 시작으로 올해 100만 달러 수출 목표에 도전하고, 수도권·전북 거점까지 생산기지를 넓히며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두드리고 있다. ‘김치장인’의 길은 전통의 재해석과 표준화된 품질관리, 그리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집요한 개척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남도의 생산비 절감 지원과 판로 지원은 지역 산업 생태계의 촉진제가 됐다. 남도의 맛이 어떻게 브랜드가 되고, 산업이 되는지, 장성의 한 김치 장인이 답을 보여주고 있다.



김치가 다시 한 번 ‘장인의 음식’임을 증명했다. 새벽팜은 최근 열린 ‘제14회 대한민국 김치품평회’에서 무김치(알타리김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23년 배추김치 부문 대상에 이은 성과로, 배추와 무 두 분야를 모두 거머쥔 전국 첫 기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공동 주최하고 세계김치연구소가 주관하는 이 대회에는 전국 29개 제품이 출품됐고, 9개 제품만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촘촘한 심사망을 통과한 새벽팜의 ‘참매실 새벽 알타리 김치’는 전통 방식의 공정을 현재의 표준화된 관리 체계에 맞춰 구현한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됐다.

장성 새벽팜 대표이사 김의병
13회 대상작 ‘참매실 새벽김치’
새벽팜 김치는 찹쌀풀과 찹쌀밥으로 기본 농도와 질감을 잡아 발효의 기반을 안정화하고, 전통 옹기에 저온 숙성한 매실청으로 깊이를 더했다. 젓갈과 함께 건어물·채소·과일을 배합한 육수를 매일 새벽 끓여 단맛과 감칠맛의 균형을 맞추는 공정도 눈길을 끌었다. 재료의 출처가 대부분 ‘남도’라는 점은 특히 주목 받았다. 실제 무안 양파·마늘·생강, 나주 파·배, 고창 무, 완도 멸치젓, 신안 천일염 등 호남권 13가지 신선 재료를 촘촘히 엮어 표준화된 레시피에 올렸다. 전통의 뿌리와 지역 원재료의 설득력이 ‘대상’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새벽팜의 성과는 전남도의 확실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남도는 2022년부터 ‘김치 생산비 절감 지원사업’으로 제조현장의 부담을 낮춰 왔고, 올해는 TV 홈쇼핑과 해외 할인 이벤트 지원으로 판로 확대를 거들었다. 제조사가 공정과 품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적·마케팅적 뒷받침을 제공한 셈이다. 새벽팜의 연속 수상은 공정 혁신과 원재료 조달의 일관성, 숙성·유통 단계의 관리가 삼위일체로 이뤄질 때 가능한 결과였다.

새벽팜의 잇따른 수상은 해외로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5월 장성 나노산단 새벽팜 공장에서는 미국 LA행 20t 선적식이 열렸다. 규모는 6만 달러, 포기김치·맛김치·매운불김치·알타리김치·갓김치·열무김치 등 품목도 다양했다. 새벽팜은 현지 한인마트 10곳 입점을 시작으로 출하 간격을 1~2개월로 이어가며 연내 100만 달러 수출 목표에 시동을 걸었다. 하와이에 이어 미 본토로의 확장이라는 점,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 등에서 추가 문의가 이어진다는 점은 ‘맛의 표준화’와 ‘공급의 안정성’이 확보됐음을 방증한다.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일관된 생산 체계 있었기에 가능했다. 새벽팜은 장성 본거지 외에 경기도 화성의 제2공장(농업회사법인 ㈜짠지식품)으로 수도권 물류 효율을 높였고, 2024년 연매출 350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4월 전북 정읍 소성농공단지에 제3공장을 완공하며 2025년 매출 400억 원을 목표로 세웠다. 지역 기반 제조가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견인하는 구조를 갖춰가는 중이다. 장성이 뿌리인 기업이 호남·수도권·전북을 잇는 생산 네트워크를 갖추자, ‘남도의 맛’은 더 넓은 시장에서 제때 공급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브랜드의 힘은 사회적 책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새벽팜은 장성군에 장학금과 고향사랑 기부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특히 지역 영유아·아동시설에 김치 나눔을 이어가는 행보는 ‘지역의 재료로 만든 김치가 지역공동체로 환원된다’는 선순환 구조를 상징하고 있다. 전통의 맛을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지역과의 호흡을 잃지 않는 일, 그것이 새벽팜의 지속가능성을 지탱하고 있다.

새벽팜은 ‘지역성’과 ‘보편성’의 균형이라는 틀을 확실하게 유지하고 있다. 남도의 재료와 방식은 새벽팜의 확고한 정체성이다. 이 때문에 해외 소비자는 새벽팜의 김치를 ‘건강한 발효식품’으로 받아들인다.

김의병 새벽팜 대표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배추와 무 두 분야 모두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해외 수출도 시작해 점차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최고의 품질과 맛으로 남도김치의 명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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